風 소드킹, 오디세우스
2004년 파올로 코엘료는 세계를 다니며 <오 자히르>를 썼다.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나가 결국 다른 무엇으로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神聖)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 포부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1953년. (<오 자히르> 파올로 코엘료 장편소설, 문학동네 12쪽)
이 책 앞, 소설이 나오기 전, 페이지로 보자면 9-11쪽에 그리스 시인 '콘스탄티노스 카바피'가 지은 '이타카'라는 시가 있다.
이타카
콘스탄티노스 카바피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라곤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들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 않으면
라이스트라곤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가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라이스트라곤 :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식인 거인족)
(키클롭스 :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거인)
콘스탄티노스 카바피 (1863-1933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그리스 시인)
<오 자히르> 파올로 쿄엘료 장편소설 문학동네 9-11쪽
O Zahir by Paulo Coelho
타로 카드 칼의 왕,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에 대해 수업하며 함께 읽은 시다.
오디세우스가 어떤 일을 겪고 또 얼마나 많은 지혜와 전략, 꾀를 내었는지 보았고, 전쟁 뒤에 돌아오는 과정에서 겪은 일을 자세히 보았다. 얼마나 고향 이타케로 가고 싶었을까. 신의 도움이 없이는 안 되는 여정. 오, 자히르!의 힘으로 가는 여정
아군과 적을 뛰어넘어, 자기 원칙에 따라 오디세우스는 보복한다. 10년 동안 트로이 전쟁을 마침내 승리로 이끄는 전략을 또 오디세우스가 만들어낸다. 그는 목마를 두고가는 트릭을 사용하여 결국 승리하고,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는데.
카바피의 시를 함께 읽고 음미해본다. 따뜻하고 성스럽게 낭송해준 참석자의 음성 덕분에 더 좋은 시간이었다. 이타카에 좀 더 가까이 가고 있는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