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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Jun 23. 2019

어떤 꿈 어떤 상상

이야기와 타로를 활용한 자서전 쓰기 26화. 18번 달 The Moon


사랑하는 이여, 나는 이제 잠자리에 들겠지만, 잠을 자지는 못할 겁니다.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꿈을 꾸게 되겠지요. -프란츠 카프카 <꿈> (워크룸프레스)에서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멀리멀리 비추어주소서 -백제 가요 <정읍사>에서



[글쓰기 미션] 다음의 단어들이 우리 삶에서 어떤 식으로 관계되고 표현되는지 생각해 봅시다.



심상
무의식
생명의 원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힘
보이지 않는 것과 숨겨진 것들
품고 키우고 생산해내는 힘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충분한 보호와 양육
근원에 대한 향수
깊은 자기 신뢰
불확실
신비


달빛이 비치는 이미지는 어떻습니까?



모리스 샌닥 <괴물들이 사는 나라> (시공주니어). 달빛 아래 괴물들과 함께 늑대처럼 신나게 춤추는 맥스



달빛이 비치는 이미지는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달빛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보이는 사물도 희미합니다. 달빛 아래 저기 있는 동물이 개인지 늑대인지 고양이인지 호랑이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정체를 안다 해도 길들여야 할지 사냥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달이 뜬 밤, 조심스레 길을 가지만 무언가 불쑥 튀어나와 나를 충격에 빠뜨리지나 않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보이는 것도 믿을 수 없고 믿고 있던 것도 불확실합니다. 달은 사물을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하게 만들면서 또한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모든 것들에게 빛을 비추는 존재입니다.



YouTube 'EBS 지식채널 e 조선백자 달항아리'에서.국보제262호. 달항아리는 살짝 기울어져 있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부정형의 자연스러움과 푸근함이 느껴진다


달빛이 비치는 이미지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둥글게 부푼 보름달은 은은한 미소로 우리를 내려다 보지요.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이루게도 해줍니다. 아이를 원하는 어머니는 임신을 하고, 그렇게 탄생한 아이들은 달빛을 받으며 쑥쑥 자랍니다. 우리는 잠잘 때 자랍니다. 달빛 아래 누군가는 서로 밀어내고 또 누군가는 끌어당깁니다. 끌어당겨진 이들이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 밤의 달빛은 낭만적일 것입니다. 감상적인 정서가 됩니다. 만약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있는 경우의 달빛은 그리움을 더 심화시키지요. 그래서 거울을 보듯 달을 바라보며 말을 건넵니다. 달에는 어머니가 있고 그리운 얼굴이 있고 토끼가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일정한 거리,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지요.



윤열수, 이호백 <토끼의 소원> (재미마주) 그림책에서



지구와 달의 관계는 지구와 태양의 관계만큼이나 밀접합니다. 태양과 달의 관계는 오누이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신과 태양 신은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으로 오누이 사이였고, 한국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아이들도 오누이었지요. 고대 신화에서 위대한 어머니는 달의 힘과 연관 있다고 봅니다. 위대한 어머니 여신은 양육하는 힘과 잡아먹는 힘이라는 상반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달이 앞면과 뒷면이 확연히 차이가 나듯 위대한 어머니 역시 한편으로는 무시무시합니다. 무의식도 이와 같은 방식의 에너지를 가진다고 봅니다. 달이 인력으로 지구에 영향을 끼치듯 무의식에서 끌어올린 작품은 사람의 마음에 강력한 영향을 끼칩니다.



카를 케레니 <그리스 신화>에서. 동물들을 다스리는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이기도 하다


달 카드는 18번입니다. 우리는 흔히 습관적으로 자주 하는 말이나 행동을 '18번'이라고 합니다. 18은 무의식의 끌어당김을 표현합니다. 유대인들의 예배에서는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슈모네 에스레’라는 18기도문이 있고요. ‘춤추는 탁발종단 소속 승려’들의 삶과 예식에서도 18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18일간 보조자로 시중들고 18가지 부엌일을 하고 18가지 촛대를 받고 18일간 자기 방에서 명상을 한답니다. 18은 신성을 향한 자기 단련과 관련 있습니다. 신약성서에는 18이란 수가 한번 등장하는데, 18년간 병으로 고통받던 여자를 예수가 구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제 너의 병약함에서 구원되었노라!” 그런 점에서 18은 해방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YouTube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구의 위성, '달'의 놀라운 탄생 이야기>에서


아주 먼 옛날, 45억 년 전 오누이 같은 행성이 있었습니다. 원시 지구와 테이아라는 행성인데, 이들은 공전 궤도가 교차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결국 둘은 충돌합니다. 부서지고 녹아내리고 섞이면서 파편은 우주로 날아가고 먼지 구름이 이는 등 그 과정에서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고 파편들과 먼지들은 뭉쳐지고 식고 단단해지면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렇게 원시 지구는 오늘날의 지구로, 테이아라는 행성은 지금의 달이 됩니다. 충돌로 인해 둘은 비슷한 물질을 가지게 되어 서로 끌리는 존재가 됩니다. 바다는 밀물과 썰물로, 여성들은 28일이라는 생리 주기로 달의 에너지와 주고받습니다. 지구는 그때의 충격으로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지게 되는데, 이 덕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생기면서 땅은 더 풍요로워집니다.



YouTube, Moon 101, National Geographic에서. 두 행성의 충돌과 달의 탄생


 지구와 달의 충돌은 죽음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결국은 변환하여 새로운 존재로 되지만 불안하고 애매하며 불확실한 그 시간의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타로의 대비밀 카드의 여정은 0번 바보에서 시작하였고 여러 과정을 거쳐 13번에서 내면의 변환을 거치고 14번에서는 연금술의 비법으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을 배웠지요. 15번에서는 용기를 내어 그림자와 직면하고 16번에서는 자신을 감금하던 감옥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17번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하나의 별이라는 것도 알고 삶의 활력을 얻었습니다.


타로 카드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림 속에 수수께끼처럼 무언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든 그림들은 연결되어 있는 듯합니다. 78조각의 커다란 퍼즐 같다고 할까요. 다 맞춰진 전체 퍼즐판에는 상상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웨이트 타로 메이저 18번 달 카드에는 13번 죽음 카드에서 보았던 두 개의 기둥(관문)과 14번 절제에서 천사가 서 있던 땅과 구불구불한 길이 있습니다. 15번 악마의 동물적이며 원초적인 본성이 달 카드에서는 개와 늑대와 가재로, 16번 무너지는 탑의 금빛 방울들은 달 아래 어둔 밤의 허공을 채우고, 17번 별에서 뻗어 나오던 광선은 달빛과 겹쳐 더욱 빛이 나고 있습니다.


앞서 7번 전차 카드가 승리를 위해 지나온 경험치들을 모두 싣고 달린 것처럼, 18번 달 카드도 13번에서 변환을 거친 이후 알게 된 경험치들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달빛이 매일매일 땅에 스미듯이 우리의 경험치들도 무의식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보여줍니다.


Universal Waite TAROT에서. 13번 죽음부터 17번 별까지 각 카드들의 의미가 18번 달 카드에 상징적으로 다 담겨있다


달 카드는 꿈(Dream)과 비슷합니다. 무의식적 소망이 여러 가지 이미지로 겹쳐진 것도 같고, 아주 오랜 옛날의 기억에 뿌리를 두고 무슨 말을 하는 것도 같으며, 일어날 일들을 꿈에서 예행연습하게도 합니다. 때로는 인간의 의지를 시험하는 선택지를 던져주기도 하고 가끔은 신이 보내주는 선물 같기도 하며, 혼란스러운 현실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게 실마리를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헷갈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달과 꿈은 아주 많은 얼굴을 가졌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카테 여신처럼 말입니다.


충격적이고'원형적인' 예로서 나 자신이 두 번째 임신을 했을 때 매일 밤 꾸었던 꿈이 있다. 내가 들고양이들, 개들, 늑대들에게 쫓기는 꿈이었다. …… 그 꿈들이 내가 모성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결심하는 것에 대해 균형을 맞추려고 반대편으로 나타나는 그림자의 …… 그렇게 반복되던 꿈이 내가 출산에 임박했을 때 문득 무시무시한 새로운 형태로 변환되었다. 꿈속에서 나는 길을 가다가 늑대를 닮은 개를 만났고 그 개가 나를 공격해서 내가 그 개를 ……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때렸다. 마침내 개가 죽었는데, 갑자기 개의 눈이 황금빛으로 변하면서 위험스러웠고, 개의 얼굴은 여인의 얼굴로 변했다. 나는 개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그 여인이 '부름을 받았음'을 알아차리고 공포를 느끼며 잠에서 깼는데, 깨면서 나는 "에쿠베, 에쿠베"라고 소리를 지른 듯했다. 그 즉시로 내 마음에 헤쿠바와 헤카테라는 이름이 떠올랐는데, …… 헤쿠바는 트로이 전쟁에서 진 프리아모스 왕의 아내로서,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오디세우스의 노예가 되었는데 그를 계속 괴롭혀서 마침내 저주를 받고 암캐로 변해서 바다에 던져졌다. 헤카테는 티탄 족의 여신으로 대지와 출산을 관장하며, 세 가지 동물의 머리를 갖고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는 개였다. 내가 이런 신화적인 은유를 세부적으로 연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꿈들은 내가 넘어서려고 하는 나 자신의 본능적인 면이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힘이 세다는 것을…… 당시에 나는 나의 강력한 힘을 가진 모성 본능에 대항하려고 힘썼던 것 같고, 내가 도를 많이 지나쳤더라면 그 본능의 보복이 뒤따랐을 것이다. (앤 패러데이 <정신치료와 꿈의 힘> 나들목 p150~153에서)



그리스 신화 타로의 18번 달 카드에는 머리 셋 달린 케르베로스라는 개와 함께 얼굴이 셋인 헤카테 여신이 등장합니다. 헤카테는 아르테미스처럼 달의 여신이지만, '헤카테가 더 오래된 신이고 하늘과 지하 모두에서 강력'합니다. 헤카테의 얼굴이 셋인 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변화하는 인생의 단계들을 상징'합니다. 헤카테는 또한 '마술의 여신'이며 '정화와 속죄를 주관'합니다. 달 카드는 '혼란과 굴곡과 불확실성의 시기', '불가사의한 무의식의 심연', 낯섦과 애매모호함, '생명의 원천'과 관련 있습니다. (인용 부분은 리즈 그린 외 <그리스신화타로해석사전>에서)


마더피스 타로의 18번 달 카드에는 한 여인이 바다에 몸을 반쯤 담그고 서서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고 있습니다. 얼굴은 꿈꾸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있어요. 하늘에 뜬 둥근달 안에는 여신이 있고 바다 위에는 원형의 미궁과 배 한 척과 무언가가 수평선에 있습니다. 여인은 수평선에 있는 무언가를 때로는 '고래의 꼬리'라고, 또 때로는 '미궁을 벗어날 수 있는 날개 달린 문'일 거라고 여깁니다. 왼쪽 창공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박쥐 한 마리가 날아옵니다'. 여인이 어둠 속에서도 여정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카드에는 3분의 2 정도 바다로 가득 차 있고 허공에는 달빛 에너지가 강력하게 일렁입니다. 여인은 자신의 깊은 감정과 자기 신뢰감을 일으켜 여정을 계속해 나아가야 합니다. (인용 부분은 <Motherpeace Tarot Guidebook> by Karen Vogel)


이너차일드 타로 메이저 18번 달 카드에는 신데렐라가 있습니다. 어머니의 무덤에서 자란 개암나무가 있고 나뭇가지마다에는 새들이 가득합니다. '개암나무는 보호와 관련' 있으며 어떠한 '무지나 어둠으로도 파괴될 수 없는 정신의 영역'을 상징합니다. 땅에는 토끼와 황금 구두와 소녀의 맨발이 보입니다. 소녀는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겠지요. 몸에서 유일하게 늘 땅과 접촉하는 것은 발바닥인데요. 그래서인지 남루한 옷차림이지만 여유로운 자세로 달을 바라봅니다. 달이 마법을 부려 새들로 하여금 소녀에게 새 옷을 가져다주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신데렐라는 달의 신비와 현실의 균형 사이에서 자기 신뢰감을 회복하는 이야기입니다. 의존성을 버리고 주체적이고 성숙한 존재가 되는 장엄한 이야기입니다. (인용 부분은 <Inner Child Cards, A Fairy-Tale Tarot> by Isha Lerner and Mark Lerner)



<INNER CHILD CARDS, A Fairy-Tale Tarot> by Isha Lerner and Mark Lerner. 메이저 2번과 18번에 신데렐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옛날에 어떤 부자의 아내가 병이 들었다. 여자는 딸에게 믿음을 잃지 말라고 사랑으로 함께할 거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남자는 두 딸이 있는 여자를 새 아내로 맞이하고 그때부터 여자 아이는 종일 일만 한다. 온몸은 재가 묻어 더러워지고, 그래서 '재투성이 아이'라는 뜻의 '아셴푸텔'이라 불리게 된다. 어느 날 아버지가 시장에 가면서 무엇을 사다 줄까 물으니 언니들은 예쁜 옷과 보석을, 아셴푸텔은 아버지 모자에 첫 번째로 닿는 나뭇가지를 원한다. 아셴푸텔은 개암나무 가지를 얻어 어머니의 무덤가에 심고 하루 세 번씩 찾아가 눈물로 흠뻑 적신다. 나뭇가지는 쑥쑥 자라 온갖 새들이 깃드는 멋진 나무가 된다. 


어느 날 왕이 무도회를 연다. 계모와 언니들은 기뻐하며 준비를 하고 아셴푸텔도 가고 싶어 하지만 허락되지 않는다. 계모는 해내기 어려운 일을 아셴푸텔에게 던진다. 재 속에 콩을 잔뜩 뿌려놓고 좋은 콩을 가려내라는 것이다. 아셴푸텔은 외친다. "하늘 아래 모든 새들아, 와서 나를 도와 다오." 그러자 비둘기를 시작으로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일을 해결한다. 하지만 옷이 더러워 무도회에 가지 못한다. 혼자 남은 아셴푸텔은 어머니 무덤가 개암나무에 가서 또 주문을 외친다. 그러자 무도회에 갈 수 있게 아름다운 옷과 장신구와 황금 구두를 얻는다.  


사흘 동안 무도회가 열린다. 아셴푸텔은 첫째 날과 둘째 날에 왕자와 춤을 추다가 날이 저물면 집으로 돌아간다. 셋째 날에는 왼쪽 황금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는데, 왕자가 계단에 역청을 발라 들러붙게 했기 때문이다. 왕자는 아내로 맞이할 황금 구두의 주인 찾는 일에 돌입한다. 드디어 아셴푸텔의 집에 온 왕자. 언니들은 발이 컸다. 그러자 엄마가 칼을 주며 말한다. 큰언니에게는 발가락을, 작은언니에게는 뒤꿈치를 잘라내라고 한다. "왕비가 되면 네 발로 걷지 않아도 돼." 하지만 발에서 피가 나는 걸 비둘기가 알려주고, 드디어 아셴푸텔이 황금 구두의 주인임이 밝혀진다.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김서정 옮김 '아셴푸텔' <그림 메르헨> 문학과지성사 p222~230 참고)

 


[글쓰기 미션] 

1. '나'는 어머니 쪽으로부터 무엇을 물려받았습니까?

2.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나요? '할머니'라는 제목으로 들은 이야기나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적어봅시다.

3. '나'라는 존재가 나무라면 이 '생명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구체적으로 써보세요.

4. 아셴푸텔이 매일 하루에 세 번씩 눈물을 흘려 생명나무에 물을 준 것처럼 아주 작지만 할 수 있는 일로써 매일 규칙적이며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봅시다. 어떤 것을 규칙적으로 실천하겠습니까?

5. 하루 세 문장 글쓰기를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요? 하루 세 번 밥먹듯이 하루 세 번, 한번에 한 문장씩 쓰는 건 어떨까요?

6. 자주 꾸는 꿈이 있습니까? 어떤 것인가요? 자세하게 설명해보세요.


"여기에다 글을 써봐. 네 안에서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봐. 네가 건강을 되찾아 우리와 함께 노래 부르고, 우리가 바느질하는 것도 도와줄 수 있도록 말이야." …… 생각이 너무 많아 우울하게 아침을 맞은 적도 많았다. 그러면 나는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 아무와도 얘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여자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흔들어 깨워 억지로라도 일을 시켰으며,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라고 강요했다. 그들은 정성스럽게 붕대를 갈아주고는 내 앞에 종이를 가져다주었다. "원한다면 내 이야기라도 들려줄게. 네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말이야." 여자들이 말했다.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2> 민음사 p31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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