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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색 공원

내면의 고요함을 지킬 수 있는 사람

정중지정(靜中至精)

by 무공 김낙범

빗소리를 들으며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빗소리에 세상의 소음이 잠시 멈췄습니다. 도로의 차량을 비롯한 주변의 소음이 빗소리에 묻혀 고요해졌습니다.

이러한 소음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 많은 것을 하면서도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듯한 공허함.

동양 철학의 고전에는 정중지정(靜中至精)이란 말이 있습니다. "고요함 속에서 지극한 정수에 이른다"라는 뜻입니다.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내면의 고요함을 찾을 때, 비로소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진정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깊은 통찰입니다.


고요함의 지혜

빗소리에 고요해진 세상의 소음은 마치 명궁이 화살을 쏘기 전 완벽한 정지 상태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과 같습니다.

바로 그 정중(靜中)의 순간에 최고의 집중력이 발현되고, 화살은 정확히 과녁의 중심을 꿰뚫습니다.


현대의 위대한 혁신가들도 이 원리를 증명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명상을 통해 복잡함 속에서 단순함의 본질을 발견했고, 빌 게이츠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통해 모든 업무를 멈추고 오로지 사색에만 몰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요함의 실천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일상 속에서 정중지정을 실천할 수 있을까?

첫째, 의도적인 고요의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침 15분, 자기 전 10분이라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조용히 앉아 호흡에 집중하거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멀티태스킹의 유혹을 버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존재해야 합니다.

셋째, 자극을 선별해야 합니다. 모든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SNS 확인 횟수를 줄이고, 뉴스는 정해진 시간에만 보며, 불필요한 알림은 과감히 꺼야 합니다.


고요함으로 만드는 탁월함

물이 고요해야 바닥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고요해야 문제의 본질이 보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이 떠오릅니다. 움직임을 멈출 때 오히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고 바쁘게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음 속에서도 내면의 고요함을 지킬 수 있는 사람, 정중지정의 지혜를 아는 사람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목표에 정확히 도달하고,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가장 중요한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늘, 잠시 멈추어 서 보는 것은 어떨까? 고요함 속에서 나만의 정수(精髓)를 발견하는 시간.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성장의 시작입니다. 정중지정(靜中至精), 고요함 속에서 당신의 탁월함이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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