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너무나 기다려
드디어 난자 채취를 진행했다.
어마 무시한 후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채취 당일 병원에 갈 때까지 긴장이 됐다.
병원에 도착해서 대기가 길면 그만큼 긴장하는 시간이 늘었을텐데 그럴새도 없이 금방 이름이 호명됐다.
나는 채취실로 들어가고 그동안 남편은 남편대로 정액 채취 안내를 받았다.
채취실에 들어가서 가운으로 갈아입고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필요한 수액을 맞았다.
앞 순서로 시술 받고 있는 사람들이 끝나고 차례가 되어 시술실로 들어갔다.
'많이 무섭네요, 이거 아픈가요'라는 말은 이미 담당 의사한테 물어봤던 것 같고 엄살 심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망설이다가 시술 준비중인 간호사에게 나름대로 다듬은 말이 나왔다.
이거 많이들 하죠?
되게 쌩뚱맞게 들릴 수 있는 말이 나와버렸지만 간호사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금방 속시원히 내뱉어 주셨다.
네 엄청 많이 하시죠.금~방 끝나요!
혈관에 주삿바늘만 연결해놨던 진정제 수액이 틀어져서 한 방울 한 방울 들어가는 게 보였고
이내 조금 어지러워졌다.
다니고 있는 병원은 수면 마취를 잘 권하지 않는 병원이라 국소 마취로 진행했다.
담당 원장님이 와서 마취를 했다.
아프다기 보다는 기분 나쁜 느낌이 네 다섯번 이어졌다.
간호사 선생님인지 의사 선생님인지
입으로 '도도도도도'하는 소리와 함께 난자 채취가 진행됐다.
간호사가 배 한 쪽을 누를 때 순간 '헉'할 정도로 아팠다.
나머지는 다 할 만한 정도였다.
시술은 10분 내외로 걸린 것 같았고 바로 회복실로 안내받았다.
배아 이식일은 3일 후.
제발 잘 됐으면 좋겠다.제발.
시술이 아프고 주사가 힘든 것보다
잘 돼야 할텐데라는 큰 바람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