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드라이브, VFlat 활용해 보기
지난번 글에서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의 장점 중 하나가 'PDF 읽기'에 있다고 썼다. 아무리 무거운 전공서적도 스캔을 하고 PDF로 만들어 넣으면, 어디에서나 쉽게 꺼내 볼 수 있는 형태가 된다고. 수백 그램에 달하던 책이 'PDF 스캔' 작업 하나로 물리적 무게 '0g'이 된다. 스캔까지 아니더라도 전자책을 통하면 전 세계 수많은 책을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40대 아재 입장에서 물리적인 책을 어떻게 PDF로 만들어보는지 경험담을 전해보려고 한다.
일단....
PDF로 된 문서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 어딜까? 어림잡아 대학가가 아닐까 싶다. 웬만한 수업에서 교수들은 PDF로 만들어진 교재를 학생들에게 공유한다. 교내 '사이버스쿨' 같은 곳에 PDF 파일을 올려놓으면 학생들이 각자 강의 계획서와 수업 자료를 내려받는다. 덕분에 제본을 한 수업자료나 무거운 전공서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각 대학가에 있던 제본소 등이 사라졌다.
무거운 전공서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됐으니 사물함의 효용성도 낮아진 듯하다. 태블릿PC나 노트북에 다운로드한 PDF를 저장받아 다니면 되니까. 기술의 발전과 단말기의 보급에 따라 대학 문화와 대학생들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하긴, 2000년대 초반 학번인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노트북이 있는 이는 거의 없었다. 각자 집에는 PC가 있긴 했지만, 노트북은 고가 물품 축에 들어갔다. 리포트를 뽑아야 할 일이 있으면 각 대학의 전산실(PC가 잔뜩 있는 곳)에 가서 프린트를 했다. USB스틱도 막 보급되던 터라, 그때도 플로피 디스켓을 들고 다녔다.
따라서 40대 이상 '아재'들은 태블릿PC나 노트북에 PDF 파일을 만들어 넣고 다니는 게 생소할 수밖에 없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독서를 PDF를 하는 게 은근 편리하다. '무게와 휴대성' 면에서 간편해지니까.
경험적으로 내 책을 PDF로 만들어보는 방법을 공유해 보겠다. 무료로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것과 유료이긴 해도 꽤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구글드라이브 활용하기
요새 최신 스마트폰에서도 이미지를 PDF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문서를 찍으면 이를 PDF로 만들어 주겠다고 묻는 식이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무료로 쓰이는 스캔·PDF 만들기 앱은 '구글드라이브'가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실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과제를 직접 손으로 써서 업로드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다니는 대학원에서는 '구글드라이브' 쓰기를 추천했다. 사이버스쿨에서 직접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PDF 만드는 방법을 공유해 놓기도 했다. 아래 링크는 구글드라이브 내 'PDF 만들기' 기능으로 오프라인 문서를 PDF로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유튜브다.
구글드라이브 PDF 만들기도 자동으로 명암을 조절해 주고, 꽤 그럴싸하게 PDF를 만들어준다. 페이지 규격을 맞출 필요도 없다. 사용 방법은 스마트폰의 구글드라이브 앱에 들어가서 '스캔'을 눌러주면 스캔 전 촬영 화면이 뜬다. 그 안에 문서를 놓아두면 자동으로 페이지 윤곽에 맞춰 스캔할 범위가 지정된다.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 방법은 무료로 쓸 수 있고 별도의 스캐너가 필요하지 않다. 다소 어둡게 촬영되어도 자동으로 보정해주기도 한다. 단 흔들리게만 찍히지 않으면 된다.
따라서 수기로 만들어진 문서나 프린트아웃된 문서를 PDF로 만들어 정리해야 한다면 구글드라이브의 '스캔하기' 기능이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게다가 이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고, 구글드라이브에 저장되면 공유하기도 쉽다.
◇V플랫(V-Flat) 사용하기
V플랫은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가 만든 서비스다. 'AI 서비스가 이렇게까지 활용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무료였다가 유료(매월 4900원)로 바뀌었지만, 책 한 권 훌렁 스캔하고 PDF 만드는 데 가장 간편하다. 책을 많이 읽고 태블릿PC를 갖고 있다면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언제 어디서든 책을 볼 수 있으니까.
유료구독 서비스에서 가장 큰 강점은 '자동스캔' 기능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밑에 책을 놓고 페이지를 펼쳐 놓으면 앱이 자동으로 스캔할 영역을 인식한다. 2 페이지를 한꺼번에 스캔하고 각각의 페이지로 분류를 해놓는다. 따라서 책과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을 수 있다면 페이지를 넘기고 1~2초 정도 기다리면 스캔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300페이지 책 한 권을 10분도 안되어서 스캔했다.
구글에서도 제공하는 기능이긴 한데, 책 페이지에 따라 문단의 글이 굴곡지게 보이곤 한다. 일반 스캐너가 아닌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스캔본의 단점인데, V플랫에서는 이를 보정해 준다. 문단 글이 자동으로 정렬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페이지를 잡고 있던 손가락 등도 자동으로 인식해 지워준다. 흡사 파본스캔(책 페이지를 하나하나 잘라서 스캔)의 퀄리티가 느껴질 정도다.
앞선 PDF 관련 콘텐츠에서 언급한 대로 V플랫은 OCR기능을 지원한다. 스캔한 PDF 파일을 텍스트로 옮겨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고 검색이 가능하다. 특정 책 내용을 찾으려고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V플랫뿐만 아니라 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웬만한 PDF 리더나 필기 프로그램도 PDF 텍스트 내 검색을 지원한다. 책에 있는 내용을 인터넷 검색하듯이 찾을 수 있으니 편리해지긴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PDF파일은 '화면이 협소해' 불편하긴 해도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다. 모든 게 동기화되는 세상이니 스마트폰과 태블릿 간에 장벽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