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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하라 강변 Jul 16. 2021

31 무화과 나무를 심겠습니다(feat.유냉)

-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시작은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어.


내 소중한 친구가 푸릇푸릇 아름드리

무화과 나무 아래 아들을 업고 있는,

너무나 싱그러워 마치 일러스트 그림 같았지.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네 집 앞라 했다.


나 무화과 엄청 좋아해!


무화과는 늦여름 8월부터 나오는데

8월생인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무화과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무화과 생과는 물론,

무화과 잼과 건무화과

무화과가 데코 된 케이크는

무조건이었다.


몇 해 전 급격히 불어난 체중도

박스들이 무화과 사랑 때문이었다.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나

실은 열매 안쪽에 꽃들이 가득 숨어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우윳빛깔 과즙이 주륵 흐르고

독특한 향과 부드러움이 상존하며

꽃들이 톡톡 입안에서 터지는 아름다운 황홀함.


1월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안집 뒷마당에

오래된 아름드리 무화과 한 나무가 있었는데

늘 주렁주렁 무화과가 열리곤 했다.


정작 외사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 집으로 매년 챙겨 나눠주시곤 하셨는데

벌써 할머니의 따뜻함이 그리워진다.


만약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무화가 나무를 심고 싶다.

유실수가 주는 충만한 감동과 요로움을

고 싶어서다.


그래서 연습 삼아 무화과 화분을 주문했다.


어서 오기를!

함께 행복하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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