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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Aug 22. 2017

행방불명된 사우디 왕자들,
누가 그들을 납치했나

Economics & Politics - 펜바스 컬처뉴스

지난 2년간 유럽에서 거주하고 있던 다수의 사우디 왕자들이 종적을 감췄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비판하였다는 사실이다. 과연 일반인도 아닌 철저하게 경호 받았던 왕족들을 그 누가 납치한 것일까?



가운데: 술탄 왕자 (Prince Sultan bin Turki bin Abdulaziz)


지난 2003년 스위스에서 거주하던 사우디 왕자 술탄은 제네바의 한 성으로 초대된다. 성의 주인은 그의 삼촌이었던 전 사우디 국왕 파드이고, 그를 초대한 이는 바로 파드 국왕이 가장 아끼던 왕자 압둘라지즈였다. 이 자리에서 압둘라지즈는 술탄에게 사우디로 돌아올 것을 권유했다. 술탄은 이를 거부하자, 압둘라지즈는 자리를 비웠다. 그러자 총을 든 괴한들이 술탄을 폭행하고 수갑을 채웠다. 그들은 술탄의 목에 마취 주사를 놓았고, 정신을 차리자 그는 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이것은 술탄이 스위스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술탄은 사우디 내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왕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옥살이로 그의 몸 상태가 악화되자 사우디 정부는 그가 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사우디를 벗어나자 술탄은 미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함과 동시에 스위스 법정에 사우디 정부를 고소했다. 하지만 스위스 검찰은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2015년 사우디 정부는 술탄을 이집트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다시 납치했다. 함께 비행기 탑승했던 한 미국인은 “우리는 이집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는데 내려보니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있었고, 무장한 군인들이 술탄 왕자를 끌고 갔으며, 우리는 호텔에서 하루를 묵은 뒤 풀려났다”라고 진술했다. 이후 술탄 왕자의 소식을 들은 이는 아무도 없다.



왼쪽: 반다르 왕자 (Prince Turki bin Bandar)


행방불명된 사우디 왕자는 술탄 왕자만이 아니다. 반다르 왕자는 사우디 내 권력싸움에서 밀려나면서 지난 2012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했다. 그는 이때부터 사우디 정부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유포했는데,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로코에서 체포되었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의 요청에 따라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추방되었다. 그는 모로코로 떠나기 전 친구였던 와엘 씨에게 메시지와 정보들을 남겼다. 메시지에는 “와엘에게, 나는 곧 납치되거나 암살 당할 것 같아.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 정보들을 간직해주길 바라”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담겨있었다.


도대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1932년 압둘라지즈 국왕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국가를 세운 이후 사우디는 줄곧 완전한 군주제로 통치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언론, 국방, 행정 등 국가의 모든 기능을 직접 관리하며 사우디 정부 또는 왕족에 대한 그 어떠한 모독이나 반박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때문에 사우디뿐만 아니라 다수의 아랍 국가들은 인권문제 등을 안고 있지만, 이들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적인 투자 정책 때문에 서방국가들과 국제사회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정말 사우디 정부는 왕자들을 납치한 것일까? 지금 이 왕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스위스 정부는 자국의 영토 내에서 일어난 납치 사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공식적인 발표도 하고 있지 않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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