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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Sep 04. 2017

사고치는 애들이
진짜 '큰 사고'를 친다

Art & Culture - 펜바스 컬처뉴스

세상엔 진짜 나쁜 놈들도 있지만, 그냥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부산 여중생 폭행의 가해자들처럼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부류의 인간이 있는가 하면, NO:EL 이란 이름의 래퍼 장용준처럼 그냥 사고를 좀 치는 아이도 있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물론 장용준을 무작정 옹호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가 위에서 언급한 ‘진짜 못된’ 사람들과 같은 부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실제 성매매를 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분명을 잘못을 한 것은 맞겠지만, 담배 피우는 사진 하나만 인터넷에 떠돌아도 ‘일진설’이 나도는 세상이다. 사람의 인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단 한 장의 사진이나 동영상, 한 마디 말 따위가 될 수는 없다. 더군다나 고등학생이던 그가 부모님과의 갈등,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 등으로 방황을 했다는 사실은 그의 가사를 조금만 들어봐도 충분히 이해와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학교와 학원을 무의미하게 오가는 고등학생들 중 장용준처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열정을 갖고 고민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그가 잘났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가 조금 독특한 사람이라는 것뿐이다. 개성이 강하면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러다 정말 잘못된 길로 빠지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 마음 한편에 자신의 꿈을 위한 의지를 조금 남겨두는 아이도 있다. 미국 힙합의 대부 격인 제이지는 어릴 때 마약을 팔았다. 물론 그가 자란 환경은 장용준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겠지만, 제이지가 마약을 팔아 돈을 벌었다고 해서 대중이 그를 마녀사냥하진 않았다. 사람들은 오히려 불후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NO:EL의 음악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아직은 미숙한 느낌이 든다. 그의 랩은 어쩌면 그의 또래인 영비 (양홍원)에 비해 기술적으로 조금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날것과도 같은 그의 음악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솔직함과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 그가 잘 나가는 국회의원 아들이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부잣집 자식이건 무엇이든 간에 적어도 그의 음악에서는 단지 스스로의 위치를 찾으려 하는 한 젊은이의 외침이 느껴질 뿐이다.


모두가 부모님 말을 잘 듣는 모범생이라면 세상이 얼마나 지루해질까? 가끔은 장용준처럼 사고를 치는 아이들이 조금 더 성숙미를 갖추고 정말로 ‘큰 사고’를 치지 않는가? 그가 새로운 앨범으로 또다시 대중으로부터 욕을 먹을지 아니면 그에 대한 평가가 조금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던 많은 일을 겪고도 자신의 꿈을 위해 또래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는 그가 멈추지 않고 계속 가던 길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것이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있어서의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단지, 지켜보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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