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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bob 심지아 Mar 26. 2020

곳곳에서 동양인 혐오범죄

3월 14 토요일


34가와 5애비뉴 6애비뉴에서 오전 9시에

한국 여성이 마스크를 안썼다고 어떤 여자에게 맞아서

턱이 나갔다는 뉴스를 봤다.


가장 사람이 많고

복잡한 미드타운 한복판에서 그런일이 생기다니.


기분이 말 그대로 정말 더러운 뉴스였다.


미국은 마스크를 구할수도 없거니와

아픈 사람만 마스크를 쓰라고 

지침하고 있기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지 않고 있다.

거기다 동양인이 마스크까지 하고 있으면

눈총이 따갑다.


또 먼저 일어난 남편은 

어제와 똑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태권도 어떻게 할꺼야?"


딱히 오지 말라는 얘기가 없었으므로

어제와 같은 대답을 했다.


"늘 같이 수업하던 같은 애들인데 

뭐 한번 안간다고 달라질까? 갈 수 있을때 가자."


우리집에서 북쪽 방향으로 

15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태권도 학원에 걸어가는데

가다가 슬쩍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사람이 있거나 

좀 무뚝뚝한 남자가 서있으면

어쩐지 긴장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한밤중에도 할렘 중심가에

재즈 뮤직 들으러 걸어가던 나였는데

토요일 오전

한적한 동네 길거리가 

무섭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15명정도의 아이들이 듣는 수업인데

7명이 왔다.


예상보다는 많이 왔네.


태권도가 끝나고 남편이 

딤섬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차이나 타운은 가지말자. 이럴때 분위기도 그렇고."

"그럼 딤섬을 어디서 먹어????"

"80가에 딤섬집이 하나 있던데."


우리는 non-asian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아시안 음식을 싸고 맛있게 먹기는 어렵다는걸

경험으로 잘 알고있었지만

동네 딤섬집을 가보았다.


평소 차이나타운 맛있는 집에서

먹는 가격의 략 3배를 지불하고

식사를 마친 후 집에 걸어왔다.


동양인 혐오범죄에 대한

뉴스들을 본 탓인지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머무는 시선이 

평소보다 1-2초정도 더 긴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남편,

여기서 태어난 내 딸,

20살때부터 20년 가까이 살아온

이곳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닌가?


아직 봄은 아니라는 걸 알리는

차가운 바람이 쌩 하고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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