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은요 Oct 11. 2019

직장인의 대학원 등교 3주차의 기록 그리고 큰 후회

샐러던트 라이프 #2.

첫 등교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주차별 의식의 흐름

1주차에는 실라버스를 훑으며 의욕이 넘쳤고

2주차에는 슬슬 팀플이 구성되고 퀴즈예고와 과제가 나왔다.

그리하여 3주차부터는 마감&시험지옥이 열리기 시작했나니...

(대충 힘들고 정신없다는 글)


이번 학기 내내 수업을 듣는 곳

괜찮은 것 같아, 샐러던트

회사원이자 학생이라는 신분은 정말 오묘하다.

대학생 때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며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싶은지 탐색하는 단계가 많았다. 샐러던트인 지금은 그런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다. (대신 일과 공부의 밸런스를 유지해야하는 긴장과 부담이 생겼다)


흔들릴 필요 없이 이미 사회에 자리잡은 안정감을 기반으로 내가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은 것에 관심을 쏟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 밖에 샐러던트로서 좋은 점은, 실무를 하고있기에 공부하는 대용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지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상의 힘은 꽤 강력한데, 왜 이런 이론이 나왔을지 그 배경을 유추할 수 있고 실제로 현장에 응용하면 어떨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학습효과를 증폭시켜준다.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저절로 되는 것은 덤.


실무자의 관점과 연구자의 관점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비즈니스 상의 현상이나 사건, 이슈들을 연구자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워가고 있다. 3주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야가 넓어지고 트이는 기분이 든다.


인생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생활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게 생각보다 큰 리프레시가 되어준다. 체력적으로는 좀 후달려도 멘탈 에너지가 넘친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연구실 분이 주신 오예스 덕분에 뇌에 당분 수혈이 가능했다

좋은 사람들

연구실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미리 정보가 있어서 다행히 파트타임 대학원생에 대한 차별이 심하지 않은 곳으로 왔다. 잘 챙겨주시는 분들이 많아 수월하게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버스에서 공부중. 누가 샐러던트 한다고 하면 말려야지

이번 학기에는 4과목을 듣는다.

기본 머신러닝, 정량적 데이터 분석과 연구, 사회과학 연구방법, 비즈니스 모델 분석과 개발. 

연구자적 시각을 갖고, 실무를 하며 급하게 쳐냈던 것들을 깊이 들여다보고자.


나는 왜 4과목이나 신청했는가.

나는 학부 때 200학점을 수강했다. 4년만에 졸업하려면 한 학기에 25학점씩 들어야 하는 양이다. 3학점짜리로 채워도 8과목 하고도 1학점짜리 하나를 더 들어야한다.

...뭐 나는 교환학생 1년 포함 6년 다녔지만. (교수님이 초등학교냐고 했다. 취준을 위해 마지막 2학기는 2과목씩만 듣긴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경영과 광고홍보 2가지를 복수전공한 것도 있었지만 공부가 재밌었다. 적성에 맞았다. 과제지옥/팀플지옥으로 유명한 두 학과였음에도 2학년 말부터는 A 이하 성적이 없었다.


그렇다, 나는 자만하고 있었다. 대학원 12학점 정도야 학부 때의 반토막 밖에 안되잖아? 라고.

잊고있었다, 내가 회사를 다닌 다는 것을...

일상을 포기한다

어쨌든, 이번 학기 수강과목들에 대한 간단 소감

①기본 머신러닝 

아무리 들어도 기본이 아닌 것 같다. 중급자 실력쯤 되는 사람들이 다시 기본을 다시 다져보고 싶은데- 할 때 공부할 법한 내용들을 다룬다. 교수님의 이 분야에 대한 엄청나고 순수한 열정이 느껴진다. 교수님의 열정을 따라가기엔 지식이 부족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


② 정량적 데이터 분석과 연구

듣고 나면 논문 한 편이 나온다고 했는데 진짜였다. 연구설계와 논문작성에 대해 방법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논문을 쓰며 배운다. (강의명은 이 수업의 아주 일부분만을 나타낸 것같다. 이렇게 스케일이 클 줄이야?)어떤 주제로 논문을 쓸 것인지 정하는게 가장 큰 관문일듯. 실제로 교수님이 주제만 정하면 1/3은 해낸거라고 하셨다. 첫 학기부터 논문이라니...


③ 사회과학 연구방법

이것도 위의 과목과 비슷하다. 이 과목도 듣고나면 논문이 한 편 나온다니, 나는 이번 학기에 논문을 2편 쓰는 것인가..?(죽음) 강의 위주인 위 과목과 달리, 그룹 토의와 짧은 발표를 매 시간 한다. 어떤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리서치 퀘스천은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등을 실제로 고민해보고 바로 피드백 받을 수 있다. 학술연구란 이런 것이구나를 매회 체감 중.


④ 비즈니스모델 분석과 개발

가장 무난한 과목. 학부 때 전공(경영학)과 연결되어있어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자잘한 과제와 팀플이 많다. 그래서 이 수업을 들을 때마다 공부는 어렵지 않았지만 팀플에 치여살던 학부 때가 생각난다. 무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학기말 최종과제가 사업계획서 제출이란다.


나는 올해 논문을 2편 쓰고 사업계획서까지 내는 머신러닝 학습자가 되는 것인가?! 연구자도 되고, 창업가도 되고, 무적이 되겠다....


이것은 2019년 9월 18일, 등교 3주차의 일기.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