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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이코코 Sep 22. 2023

인사 한 번으로 인류애 충전한 유럽 배낭 여행기 16

타인의 작은 친절이 내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피비 뛰기 : 프렌즈 등장인물 피비가 달리기할 때 뛰는 자세








유럽 여행 3주 차, 빨래를 하려고 코인 세탁소를 찾았다. 밤 10시쯤이었나 그 늦은 시간에 처음 외출을 했고 그래서 야경 아닌 야경을 3주 만에 처음 봤다.

야경 명소라던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마음이 평화로워서 그랬던 건지 그 밤풍경마저 너무 아름답고 낯선 그 느낌이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코인 세탁소에 가서 빨래를 돌리고,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아무도 없는 가게 안에서 주접을 떨면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가족이 코인 세탁소에 들어왔다.

머쓱한 나머지 바로 의자에 앉아서 조용하게 있다가, 이것도 인연인데 스몰토크라도 건네볼까 고민만 하다가 말았다.

그 가족이 돌린 빨래가 금방 다돼서 챙겨서 나가던 중에, 뒤돌아서 우리에게 웃으며 인사를 해주었다. 조금 놀랐지만 우리도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인류애를 가득 충전한 짧은 순간이었다.


이튿날, 일정은 아웃렛에 갔다가 메인 스트리스 구경하기였는데 마침 아웃렛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어서 셔틀버스를 탔다.

나름 오전 9시 정도에 출발던 것 같은데 도착해서 보니 상품들이 이미 다 털린(?) 것인지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아무튼 둘러보다가 엄마 선물로 괜찮은 게 있길래 사고,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점심때쯤 다시 셔틀을 타고 돌아갔다.


피렌체에 가면 티본스테이크는 꼭 먹어보라고 들어서 지인에게 추천받은 티본스테이크 가게에 갔다.

인기가 있는 곳이었는지 마지막 한자리 남아서 겨우 들어갔고, 티본스테이크와 만두 소가 들어간 파스타를 주문했다.

티본은 800g부터 주문이 가능했는데 양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보긴 해야 하니 시켰다.

티본스테이크가 너무 익혔는지 조금 질겨서 거의 반 이상은 남겼던 것 같다. 파스타는 만두 맛이라 먹을만했다. (이름이 있었는데 까먹음)

로마에서 먹은 잘못 시켰던 스테이크 2개가 더 맛있었다는 우리의 결론이었다.


밥을 먹고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아침 일찍 나왔던 탓인지 체력이 금방 소진되어서 저녁거리를 사서 일찍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티본이고 파스타고 한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한인마트를 찾아서 라면이랑 쌀국수를 샀고, 과일 킬러인 우리는 납작 복숭아, 체리, 블루베리를 잔뜩 샀다.


다음 날 나폴리에서 일어날 일을 알지 못한 채 너무나도 평온하고 아름다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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