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오브 최악의 날들
평화로웠던 피렌체에서 2박을 보내고, 나폴리로 이동했다.
나폴리행 기차 예약할 때 나폴리센트레로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실수로 그 전역으로 예약을 해버렸다.
다행히도 인터넷 찾아보니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있어서 종점이 나폴리 중앙역이라 그냥 가면 된다고 해서 그냥 갔다. 아프라골라에서 모르고 내렸으면 또 어떤 일을 겪었을지 (아득)
택시를 타면 되었겠지만 택시 사기 당한 이후에 택시 트라우마가 생겨서 되도록 걸을 수 있으면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게 되었다.
긴 여행에 지치기도 했고, 마음이 콩알만 해져서 처음 당해본 사기에, 인종차별에 집에 가고 싶었다.
나폴리에 도착해서 숙소에서 짐을 풀고, 숙소도 후기를 보고 간 거라 숙소 사장님은 너무나 친절했다. 스페인에서부터 수영을 하고 싶어서 해수욕장을 가려고 알아봤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마침 일요일이라 버스 시간도 애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잘못 갔다가 국제 미아가 될까 봐 일치감치 포기했다.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바르셀로나에서 수영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수영 대신 나폴리 번화가 구경을 하기로 하고, 배를 먼저 채우기 위해 유명한 나폴리 피자를 먹으러 갔다. 구글 맵에서 점수가 괜찮은 가게를 방문했는데 줄이 어마어마했다. 1-2시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빠르게 포기하고 옆 가게로 갔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이 없었다.
자리에 앉아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했다. 피자 한판을 주문했는데 나중에 보니 1인당 1판씩 주문시키긴 했었다. 그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피자를 주문한 후 1시간이 지나도 피자는 나오지 않았고,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들에게만 피자가 나왔다. 화가 난 우리는 뭐 사정이 있겠지 하며 애꿎은 휴지만 뜯으며 기다리고 있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나가기로 했는데.. 나가려고 하자마자 웨이터 두 명이서 뭐라고 뭐라고 이야기를 나누더니 피자를 가져다주었다.
일단 주니까 먹긴 먹었는데 화가 너무 나서 맛도 그냥 그랬다. 나중에 구글 맵 후기 살펴보니 웨이터에게 인종차별 당했다는 이야기가 꽤 보였다. 미리 보고 갈걸 싶었는데 뭐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고 나왔다.
더 이상 나폴리를 돌아다니기엔 기분이 안 좋아서 저녁으로 햄버거나 사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 도착해서 줄을 서있는데, 어떤 남자아이가 계속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뭐 신기해서 쳐다보나 보다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다가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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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추석 연휴도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