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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006.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 - 오지은

by JDC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쳐 본 AROUND 매거진 전주(Jeonju) 편에서 뮤지션 오지은의 인터뷰를 봤다. 그녀는 요즘 전주에 살더라. 그녀의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그녀의 근황이 반가웠다. 글과 음악을 병행하며 여러 권의 책을 냈더라. 그녀의 책 『당신께』를 함께 빌려왔다.


오지은의 음악은 유독 겨울이나 깊은 새벽에 어울린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늦은 밤 그녀의 책 『당신께』를 읽다 보니, 자연스레 그녀의 노래가 브금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새벽 세시'가 딱 알맞은 듯했다. 역시나.


오지은의 대표곡 중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리곤 했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쌓아 올린 위선적인 부와 교양, 그리고 그 모든 비현실적인 노력들은, 결국 데이지라는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을 향한 자기애적 집착이 아니었을까.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가 연인에게 바치는 헌신과 열정이 사실은 '날 사랑하고 있단 너의 마음'을 통해 나의 불안을 해소하고 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는 이기적인 에너지는 아닐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 거대한 환상 속에서, 우리는 정작 사랑의 대상이 아닌 사랑을 갈망하는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개츠비의 비극적인 결말이 그 환상의 끝을 보여주듯,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사랑의 증명은 영원히 지속될 수없었다.


불안을 털어내자. 되도록이면 나에게 사랑을 주자. 깊은 곳에 있는 고독과 불안도, 그로부터 시작되는 창작과 성장의 에너지도 나에게로 돌려보자. 그래야 비로소 외부의 불안정한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겨울의 새벽처럼 고요하면서도 단단한 자아를 지킬 수도-


사실 부러운 거다. 그렇게 까지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라는 것이- 어릴 적 그때의 그것처럼


https://youtu.be/smc-ZGuVpeM?si=0gcPKB5TpF7OXbSb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 · 오지은


https://youtu.be/AebZrWqp3bQ?si=EU48CE9r-HVTQprk

익숙한 새벽 3시 - 오지은



https://youtu.be/LVHU_YWV3e4?si=mPj_nydiWbRi27Ja

Young and Beautiful- Lana Del Rey (The Great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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