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yl Sleeve Stories
레코드를 감싼 검은 종이, ‘Far Out Productions, Inc.’ 60년대의 꿈같던 사이키델릭의 열기가 식어갈 무렵,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서는 재즈의 즉흥성, 펑크의 리듬, 라틴의 정열이 뒤섞인 새로운 그루브가 피어나고 있었다.
1970년대 초반, 로스앤젤레스는 기존의 록 스타 시스템에서 벗어나 솔(Soul)과 펑크(Funk)의 물결이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밀려오던 역동적인 시기였다.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기타의 슬랩(Slap) 테크닉이 전면으로 나서며, 음악은 '듣는 것'을 넘어 '몸을 흔드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Far Out Productions의 프로듀서 제리 골드스테인(Jerry Goldstein)은 혼혈 밴드 War를 발굴하고 육성했다. 이들은 백인들의 록 음악과 흑인들의 펑크/솔 음악, 그리고 히스패닉 문화권의 라틴 리듬을 한 데 섞어 LA의 인종적, 문화적 용광로와 같은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음악은 캘리포니아 거리를 걷는 모든 이의 삶을 담았으며, 장르적 '퓨전(Fusion)'을 넘어선 사회적 '통합(Integration)'을 지향했다.
War의 음악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1972년, 그들은 앨범 [The World Is a Ghetto]를 발표하며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 앨범의 타이틀은 당시 베이시스트였던 B.B. 디커슨(B.B. Dickerson)이 '세상이 온통 게토와 같다'는 비관적인 발언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War는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앨범에 "The Cisco Kid", "Where Was You When I Needed You"와 같은 그루브 넘치는 히트곡들을 담아내며, 절망 속에서도 삶의 그루브(Groove)와 희망을 잃지 않는 대중의 정서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프로듀서 골드스테인과 멤버 로니 조던(Lonnie Jordan)은 Far Out Productions라는 이름 아래, 밴드의 정체성을 "인종차별, 기아, 갱단, 그리고 영역 다툼에 반대하며, 모든 사람들을 희망과 형제애의 정신으로 포용한다"는 메시지로 확립했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시대의 모순과 화합의 가능성을 모두 담아낸 사회적 발언 그 자체였던 것이다.
‘FAR OUT’ 한때 레코드 산업의 변방이었던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다문화와 장르 융합을 통한 음악적 혁명의 깃발이었다. 그 단순한 디자인 속에는 1970년대 로스앤젤레스의 거리, 혼합된 인종의 목소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왜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없는가(Why Can't We Be Friends?)"라는 질문을 던지며 세상의 벽을 깨부수려 했던 War의 강력한 정신이 담겨 있다.
WAR - Behind The Hits (Animated Storytelling Video)
이 영상은 밴드 War의 공동 창립자/프로듀서인 제리 골드스테인(Jerry Goldstein)과 창립 멤버이자 보컬리스트인 로니 조던(Lonnie Jordan)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주요 히트곡들의 탄생 비화와 밴드의 철학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영상이다.
https://youtu.be/7ijFCUfqcNw?si=waD51vcHXItIkYUp
https://youtu.be/BsrqKE1iqqo?si=27ySUQdbPTPocly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