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실 과장님이 집에 다녀가셨다.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갔고
보일러를 끄고
하루종일 창문을 열어놔도
28도 밑으로는 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난방조절기 고장이었다.
과장님은 수동으로 난방조절기를 잠가 주셨고
하자 접수를 신청해 주셨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버린 난방비를
청구하라고 하셨다. 그건 본인이 해주실 수 없다고 했다.
과장님은 자신의 권리는 능동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능동적'이라는 말에서 멈칫하였다.
같은 일로 여러 번 실패하다 보면
무력감이 찾아오는데
무력감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이유가
다시 해도 쉽게 개선이 될 것 같지 않을 때
나는 인간관계에 실패했다.
우리 아이들은 두 번의 학폭위를 겪었고
두 번 다 '조치 없음'이 나왔고
같은 진술과 같은 증거로 형사고소를 하였고
결국 가해자들의 혐의가 인정되었다.
그런데 이를 아는 동네 사람들은 '억울했겠다'가 아니라
'너무하다'고 하였다.
관리실에 증거를 훼손하러 온 가해 측을 모두 본 과장님은
혼자 속 끓이지 마시라고 했다.
자신의 권리를 능동적으로 찾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