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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두만 Nov 01. 2020

2_5. 사상의 표현과 창의성

현대미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선 “어렵다”이다.    

사실, 이렇게 어렵게 인식하게 된 '현대미술'이란 것의 본 취지는 그전까지 특정 소수인의 소유물로만 여겨온 엘리트 미술에 거부하며 대중을 위한,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작을 알린 것은 아마도 마르셀 뒤샹(1887~ 1968)의 ‘샘(Fontaine)’이라는 작품 아닌 작품, 정확히 말해 '상품을 작품화' 한 일 것이다. 


뒤샹의 ‘샘(Fontaine)’ (1917)

그는 액자 속의 그림, 받침대 위의 조각이라는 기존 예술 개념에 반기를 들고,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인 남자아이의 소변기를 거꾸로 눕혀 놓고 그 아래 ‘R.MUTT’라는 서명을 새겨 넣음으로써 예술작품과 같은 형식을 갖추고 당당히 미술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미술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 주었다. 물론, 해당 작품에 서명된 'R.MUTT'라는 사인은 당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뒤샹 본인을 숨기려 한 장치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괴상한 작품이 이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작품 중 하나가 되었고 그것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장난스러운 것이 왜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을까?


이러한 작품을 관람하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첫마디는 “에이~ 이런 건 나도 하겠다!”이고, “이게 무슨 예술이야, 이런 걸 왜 하지?”라는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렇다. 현대미술은 일부 특권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에서 벋어나 누구나, 모두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만으로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삶이나 사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하 모멘트...


이런 것을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를 보라, 사회와 미디어의 발달은 누구나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고, 확산하고 있지 않는가?

그렇듯, 미술이란 것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닌 누구나의 것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단 것을 처음으로 권위 있는 미술전시의 공간에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사상을 알린 것이다.


참고로 위 '샘'이라는 작품은 당시 공모작품의 전시에서는 구석에 방치되어 어느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시가 끝나갈 때쯤 이를 출품한 '뒤샹'은 언론과 평론의 글을 통해 위 작품에 대해 천시하고 있는 미술관계자들을 비판하며 이를 화두로 삼아 이러한 담론들을 세상에 끌어내었다. 즉, 창의적 발상의 미술을 눈으로 보이는 하나의 오브제뿐 아니라 그렇게 세상에 담론을 끌어내는 전략과 방법을 통해서도 현대의 미술에서 요구하는 그것을 끌어내었던 것이다.


앞서 창의성이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언급해 보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 분명 '샘'이란 작품은 그 전의 것과 새롭고 독창적인 미술품이긴 하나. 그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는 생활 오브제였다. 


그럼,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단순히 소변기를 뉘어놓고 사인 한 '샘'이 왜 미술사에 중요한 작품 있까? 

    


 “작가는 작품을 선택했다. 작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뒤샹은 이를 통해 작품의 권위를 만들어 내는 미술계의 권위주의와 지배적인 시스템에 반박했다. 


뒤샹은 자신의 정체성마저 혁신의 대상으로 삼아 세상에 그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했고 그 전달을 위해 다만 미술을 이용했을 뿐이었다. 그러한 개념 전달의 도구로 활용되는 미술을 현대에 와 ‘개념미술(conceptual art)’이라 칭하며 현재까지 현대미술의 대표 사조가 되고 있다.     


이렇게 미술이라는 도구는 기존의 관습을 단절하고 새로운 사상과 시대의 모습을 창의적으로 담아 이끌려는 예술가의 표현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다시 말해 모든 창작은 혹은, 그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엔 그 사회적 이념이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창의성을 예술적 사상의 표현을 통해 그 시대 사회적 배경과 그러한 사상이 표현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보고 있는데 이는 곧, 창의성의 사회적 배경 즉, 창의성과 창의적인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위함이다.

창의성의 요소 4P에서의 ‘PRESS’ 말이다.     (*1_1. 창의성 참조)


4P에서 말하는 ‘PRESS’는 창의성이 발휘된 환경이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환경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의 교육이나 회사 내 조직문화, 조력자와 같은 인간관계 등 창의력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주변의 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러한 환경적 요소를 사회 전반의 시대적 사상으로까지 확대해 이해해 보는 중이다.


다시 말해, 미술사를 통해 이해하려는 창의성은 예술가 개인의 번뜩이는 천재적 창의성을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들이 그러한 창의성을 표현하게 된 사회적 환경이 창의적 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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