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결혼한 지 9개월이 넘었다. 그 사이 지어지고 있는 집 덕분에 우리는 꽤 미혼(?)처럼 지냈고 내 생활에 있어 결혼이 바꿔놓은 부분은 생각보다 적었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나의 걱정은 내가 가족들과 떨어져 이 집을 나가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일이 그날이다.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만큼 이렇게 마음이 불편할까 싶다. 내일부터 이제 신혼집에 들어가서 산다는 나의 말에 친구들은 설레겠다! 파티해야겠다! 고 말하는 걸 보니 아마도 나만 이렇게 마음이 저릿한가 보다.
엄마와 아빠가 만나 둘의 가족을 이루고, 나를 낳고 동생을 낳아 넷이 되었다. 넷이 된 지 18년 만에 아빠를 보내고 우리는 다시 셋이 되었다. 그리고 셋이 된 지 9년 만에 나는 남편과 새로운 둘을 이루고, 남은 사람은 둘이 되었다. 가족이라는 것은 아마 구성원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노래 가삿말처럼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때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숨을 조여오던 날도 있지만 그래도 없인 살 수 없는 게 서로이기에 살 부대끼며 살아간다.
7월 내내 찰랑이는 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내가 울면 눈물 릴레이가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가족들 앞에서는 나가는 날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 나의 이번 달 목표이다. 꾹꾹 눌러 담다 보니 어느새 찰랑여 조금만 기울이면 걷잡을 수 없이 터져버릴 것 같다. 남편은 나에게 참 요즘 애들 같지 않다고 한다. 서른이 넘었는데 애라니(!). 보통은 독립할 일이 생기면 만세를 부르고 신나기 마련인데 어쩜 이렇게 가족들에게 분리불안이 있냐며 신기하다 했다. 그 말에 나는 만약 우리 가족 구성원에 여전히 아빠가 존재했다면 내 마음이 달라졌을까, 생각해봤다. 2010년 2월 대학을 가기 위해 아빠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던 날 아침 안 가면 안 되겠냐며 마당 화단에 주저앉아 울던 나를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여전하다. 여전히 울보다.
오늘 밤도 잘 참아내었다. 내일 베개를 챙기는 순간까지 잘 눌러보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