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텔러 Feb 12. 2021

시민 출판 도서전

멋진 공간에서 만나는 나의 책 



2020년,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던 날들 속에 좋은 기회로 시민 출판에 참여했다.


작년에 개관한 강릉시 책문화 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책을 만들 수 있는 강좌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강좌가 개설되는 시간 직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홈페이지에 접속해 수업 신청에 성공!!


일주일에 한 번, 6주 동안 2시간씩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및 몇 가지 간단한 책 편집 프로그램을 익혀서 직접 원고와 사진을 넣고 수 차례 수정과 편집을 거쳐 완성했다. 사실 수업 시간만으로는 책 완성이 힘들 것 같아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센터 담당 선생님께서 컴퓨터실이 비어 있는 날에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도록 마음 써 주셔서 기한 내에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나는 강릉에서의 살아가는 소소한 나의 일상의 이야기들을 글로 옮기고 직접 찍은 사진들을 추려 작은 에세이집을 만들었다. 타이틀은 '강릉 사색'.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색은 사계절이 지니는 각기 다른 네 가지 색(四色)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 계절과 풍경 속에서 나의 생각(사색, 思索)을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책 제목으로 정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혼란 속에 공식적으로 열기로 했던 출판 전시회는 연기됐고 얼마 전 센터로부터 강릉시내에 위치한 한 서점에서 약 보름간 도서전이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강릉시내에 위치한 '고래 책방' 3층에서 진행된 시민 출판 도서 전시회 




멋진 공간에서 만나는 나의 책, 감회가 또 남다르다. 



시민 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책 리스트 



책을 출판하고 나서 큰 실수가 눈에 보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역의 꽃을 소개하는 페이지 사진 설명에 라넌큘러스를 리시안셔스라고 표기했던 것. (그렇게 많이 검토와 수정을 거쳤건만)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완벽을 추구하려는 욕심에 실행조차 하지 못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 나만의 책 만들기였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 해도 자신에게 완벽한 만족감을 주는 글을 쓰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부족하지만 용기 내어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나의 이 작은 첫 발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의미 있는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센터로부터 총 3권의 책을 받았는데 한 권은 우리 집 게스트룸 책장 선반 위에, 나머지 2권은 양가 부모님께 드렸다. 전시회가 끝나면 나머지 한 권은 예정된 대로 강릉 책문화 센터 도서관(강릉 시청 內)에 비치되겠지. 그때 도서관에서 또 반갑게 나의 책과 인사를 나눠야겠다. 나의 작은 에세이집을 만든 일, 작년에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 여겨지고 잔잔한 뿌듯함이 밀려 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