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이번 글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할 말은 하고 싶다. 비트코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종종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한다'라고 말한다. 혹은,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확실한 안전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필자는 두 주장 모두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단골 논리는 이것이다. "비트코인이 지금 당장에는 시가총액이 낮은데, 언젠가는 시가총액이 어마무시하게 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므로 화폐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어마무시하게 커진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더라도, 비트코인은 화폐로 기능할 수 없다.
첫 번째
먼저, 화폐란 무엇인가? 화폐는 교환의 매개 수단이다. 따라서 화폐가 되려면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해당 화폐'로 표시되고 널리 사용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 실물경제에서 거래되는 재화나 서비스의 단위가 갑자기 '몇 달러 몇 센트' 혹은 '몇천 원'이 아니라 0.00 xxxx15 btc 이렇게 바뀐다고 해보자. 사회적으로 상당한 불편이 초래될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실물경제에서의 교환이 편리하기 위해서 화폐개혁을 하곤 했는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글로벌하게 채택하게 된다면, 이것은 갈수록 편리해지는 트렌드를 따라 진화를 거듭해 온 인류의 역사의 흐름에 반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두 번째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찬양하는 근거 중 하나인 '제한된 공급'에 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물가는 반드시 장기간 꾸준히 올라야만 한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디플레이션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은 소비를 미룰 것이므로 경기는 침체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2% 정도의 물가상승률이 발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 같을 때 돈을 푼다. 그런데,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는 인플레이션뿐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을 유도한다. 이를테면 작년에는 경제 전반의 총생산량이 100이었다면 올해에는 이것보다 높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물가'의 의미에 대해 잘 생각해봐야 한다. '물가'란 크게 보면 '돈의 양과' '총 생산량'의 교환 비율이다. 돈이 많이 풀리면 풀릴수록 경제 전반에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에 비해 돈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므로 '(재화나 서비스 ) : (돈의 양)'의 교환 비율인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제가 성장하게 만들면서도, 물가가 계속 오를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것은 재화나 서비스의 총생산량이 증가하지만 돈의 양은 그것보다 많이 증가해서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량을 압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유지될 때 경제가 성장하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일정하게 '양의 값'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보자.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을 화폐로 채택했을 때, 경제가 성장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물가 상승이 나타나도록 만들 수가 없다. 비트코인의 양이 늘어나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
세 번째
세 번째로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 자체에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비트코인 : 달러'의 비율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화폐의 본질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는 것에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장기간 상승한다면 이것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며, 오히려 이것에서 비트코인보다 달러가 화폐에 가깝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이것은 또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화폐의 법칙(그레샴의 법칙)에 어긋난다. 똑같은 100원짜리라도 은으로 만들어진 100원과 금으로 만들어진 100원이 있다면 사람들은 금으로 만들어진 100원을 집에 쟁여놓고 은으로 만들어진 100원을 사용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금으로 만들어진 100원이 화폐로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탈락'할 것이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이것은 비트코인 : 달러의 교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므로 비트코인이 점점 양화가 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달러를 버리고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하기보다는, 비트코인을 버리고 달러를 화폐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래서인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화폐'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산'으로 받아들인다.
마무리
비트코인은 화폐를 대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비트코인은 오늘날 '화폐'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자산'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여전히 비트코인이 화폐가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의심했지만 결국 비트코인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는 가격의 상승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화폐'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논리적인 모순점이 많다는 것을 지적할 뿐이다. 비트코인은 특정한 시대와 시기에 얼마든지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지난 몇 년간의 가격 상승은 그것을 방증한다. 물론 필자는 앞으로는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써도 더 이상 기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