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라는 것은 무너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무너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버블이 아니다. 그러나 버블이 언제 어떻게 무너지느냐에 대해 말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버블이 무너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단언한다. 미국 증시에서 버블이 생성되는 것과 무너지는 것을 '기준금리'와 연관 짓는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버블이 무너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이것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사줄 사람이 적어지니까 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주 말이 안 되는 논리는 아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버블이 무너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버블이 무너지는 직접적이고 본질적인 원인은 '버블'그 자체에 있다. 버블이란 무엇인가? 가격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지나치게 비싸지는 것이다. 가격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지나치게 비싸지기에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지금 사더라도 미래에 비싸게 팔기는 어렵겠다'라고 느끼면서 매수하지 않기에 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필자는 버블이 무너질 때 디테일하게 어떠한 심리적 원리로 무너지기 시작하는지를 <뉴턴의 머리 위에서>에서 계속 다뤄볼 예정이다)
이처럼 버블이 무너지는 직접적인 원인은 '버블'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버블'이 자라나는 와중에 기준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전반적인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정도가 아니라면 버블은 무너지지 않고 한동안 계속해서 더 자라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터넷 버블이 진행 중이던 1999년 초부터 버블이 정점을 찍었던 2000년까지 기준금리는 4.75%에서 6.5%로 상승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이 기간 동안 미국의 나스닥종합지수는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여주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 기간 동안 132%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갔지만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비싼 것이 아니었기에 버블은 무너지지 않고 정점을 향해 계속 자라났던 것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버블이 무너진다는 말은 틀렸다. 버블은 기준금리가 올라가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상승해서 ' 버블이 완성'되었기에 무너지는 것이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은 전문가라는 사람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때 버블이 무너지므로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그 전문가를 조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