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투자는 확률 게임이다. 그리고 투자자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본인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본인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면 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투자자는 투자가 확률 게임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인지해야 한다. 또한 개별주에 투자하냐 시장에 투자하냐, 시장 중에서도 어떤 국가의 시장에 투자하냐에 따라 다뤄야 하는 변수가 달라진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을 선별했다면, 그것이 구성하고 있는 몇 가지 변수들에 대해 깊고 풍부하게 알아야만 한다. (필자는 변수가 적은 '미국 증시'에 대해 깊고 풍부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글들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
부전이승(不戰而勝)
: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경쟁은 필연이다. 한 기업의 전성기가 30년을 넘기기 어려운 것도 경쟁이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경쟁이라는 변수 자체가 투자에 있어서 확률을 상당히 떨어뜨린다. 왜냐하면 높은 확률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적인데, '경쟁'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을 불투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워런 버핏은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는 기업을 선호했다.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는 기업은 쉽게 공격받을 수 없는 '강한 매력'을 갖고 있기에 경쟁 기업이 쉽게 해당 기업과 '전면전'을 벌이지 못한다.
그리고 필자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개별주에 투자하지 말고 가급적 시장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기업에게 '위험'인 경쟁이 시장 전체에서는 '성장 촉진 요인'이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들이 경쟁의 과정에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게 되면, 시장 전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상승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콜로세움의 플레이어(개별주)가 되면 피 튀기는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콜로세움의 소유주(시장 전체)가 되면 누가 이기던 싸우지 않고 이기게 된다.
승가이진, 불가이지(勝可而進, 勝不可而止)
: 이길 수 있을 때 나아가고, 승산이 없을 때는 멈춘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영원히 상승할 것처럼 흥분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시기에는 하락해야만 하는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장을 둘러싼 참여자들은 언제나 '이유'라는 것을 찾는데, 시장이 상승하게 되면 상승해야 하는 이유만 집중적으로 조명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하락해야 하는 이유만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그러나 아무리 '미국 증시'라도 영원히 상승하지는 않는다. 미국 증시는 2-3년 주기로 '하락장'(고점 대비 15% 넘게 하락)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하락장이 진행되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멈추지 않고 매수하게 된다면 투자자는 매수분에 대해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게 됨과 동시에 하락장 이후에 나타나는 드라마틱한 수익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두 가지 화를 동시에 입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필자가 저질렀던 끔찍한 실수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승산이 불투명한데도 나아가고자 하는 투자는 상당한 대가를 초래한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승산이 없을 때는 매수를 멈춰야만 한다. 승산이 없는데도 희망에 젖어 시장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그것의 대가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