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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방의 공돌이 Oct 14. 2023

자기계발의 최전선-읽기와 쓰기

개발엔지니어자가 자기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는 건 당연하다.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 하면 도태되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을 수행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단지 숙련도만을 필요로 하는 단순 기술자라면 몰라도 뭔가를 개발하는 사람은 스스로 꾸준히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꾸준한 자기계발은 호기심과 욕구라는 땔감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더 알고 싶은 욕구, 더 잘하고 싶은 욕구로 뭉쳐진 땔감이 없다면 공부에 할애할 시간과 노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집에 가면 설거지도 해야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하고, 쉬기도 해야 하니까.

경험상 웬만한 개발 실무자는 기술에 대한 지식을 대충 따라간다.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여 공부하지 않더라도 일을 통해서 새로운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차가 쌓일수록 전에는 안 하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프로젝트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면 되는 건 대리까지다. 대리는 자기 일만 잘 수행하면 과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장이 차장이 되기 위해서는 차장급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증명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차장은 주어지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스스로 알아내고 뭐가 가장 좋은지 제안하고 보고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일하는 과장이 차장이 될 수 있다. 차장 연차가 좀 쌓이면 프로젝트 하나를 기획하고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영업이나 기획 쪽에서 아이템을 가지고 오면 세상 온갖 기술을 조합하여 딱 맞는 모양새의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 거기엔 기술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움직이는 능력 말이다. 그리고 그걸 개발하기 위해서 누가 언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걸 시작으로 팀장이 되고 부장도 되고 이사도 되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가 원활하다면 수월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가장 확실한 길이다. 평소에 뭘 읽고 쓰지 않는 사람이 제대로 된 보고서를 쓸 확률은 지극히 낮다. 보고서가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다. 그렇다고 말하겠다. 보고서가 업무평가, 아니 업무능력의 6할은 차지한다. PPT 디자인 말고 내용 말이다. 머릿속에 있는 정보와 자료를 형태가 있는 무언가로 정리해 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몇 페이지의 문서로 정리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자로 인해 발달한 게 인류문명이다. 논리성의 기본이다.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구체화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있는가.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능력인가. 관련 도서를 꾸준히 읽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는 방식은 어떤가. 유용한 논문을 읽었으면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문자와 구술 중 어느 것이 우월한지는 안 중요하다. 그러나 최소한 문자가 한 가지 보장하는 건 확실하다. 바로 논리력이다. 뭐든지 해체하고 연결하고 조합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라면 문자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자기계발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읽기와 쓰기가 맨 앞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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