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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하 Jan 12. 2020

물이 반 쯤 든 컵을 보고 든 생각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 그리고 또...

어학원 수업에서 자신이 낙관주의자(OPTIMIST)인지, 비관주의자(PESSIMIST)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말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반 쯤 물이 들어있는 컵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물이 반쯤 차 있다'고 생각한다면 낙관주의자, ‘물이 반쯤 비어있다’고 생각한다면 비관주의자라고 흔히 구분한다.

그렇지만, 이 구분이 맞다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편리하고 간편하게 사람을 구분하는 수단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낙관과 비관만으로 사람을 딱 잘라서 나눌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학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했을 때에도, '이건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너무 이분법적인 구분인데, 어학원에서 배우는 거라 배우는 내용 자체에 대한 깊이는 별로 없다.) 낙관과 비관을 단순히 비교하면 낙관이 긍정적인 의미이고, 비관이 부정적인 의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낙관이 무조건 좋으며 비관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우리의 태도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삶을 낙관으로 바라볼 때도, 비관으로 바라볼 때도 필요하다. 

낙관주의자(OPTIMIST) 와 비관주의자(PESSIMIST)에 대해 구글링을 하다가 흥미로운 이미지를 많이 발견했다. 단순히 사람을 낙관과 비관으로 구분하기보다, 사람의 성향과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한 것이다. 내가 찾은 이미지에서만 해도 낙관과 비관 뿐 만이 아닌 네 가지의 구분이 더 있었다. 현실주의자(REALIST)는 물이 든 컵을 보고 그냥 물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물리학자(PHYSICIST)는 반은 액체이며, 반은 공기로 차 있다고 생각한다. 초현실주의자(SURREALIST)는 물을 보고 전혀 다른 이미지(레몬...?)를 떠올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주의자(RELATIVIST)는 물이 든 컵에서 물로 찬 부분과 빈 부분을 나눠서 생각한다. 컵에 든 물만 보고도 이렇게 다양한 정의가 나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사람을 낙관과 비관만으로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 


나는 스스로 나의 이상향이 높고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제어해주는 장치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상황을 이상을 기준으로가 아닌, 현실을 기준으로 바라보려고 애쓴다. 그렇지만 너무 현실적으로도 치우치는 것도 싫다. 낙관과 비관, 이상과 현실 그 중간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고 싶다. 여기서 나의 이상향은 너무 이상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과 이상의 중간에서 사는 것이다. 그 말은, 결국 현실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원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나를 정의하는 어떤 한 단어 안에 갇히지 않고, 내가 어떤 사람이며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생각을 멈추지 않으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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