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하 Oct 09. 2020

좋은 조직이란 무엇인가

<인재경영, 데이터사이언스를 만나다>와 좋은 조직에 대한 성찰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 를 보다가 마지막 회에 '조직도 결국 사람이다'라는 명대사를 들어서는 아니다. 평소에 관심있던 데이터 사이언스, 그리고 사람 자체와 HR(인적 자원), 그리고 그 중심이 되는 '인재'에 대한 연구를 하시는 훌륭한 분을 알게 되었다. (물론 랜선으로 다져진 혼자만의 친분이다) SK 그룹의 리더십 개발 센터에서 실무자의 역할을, 국민대학교의 경영대학의 겸임 교수로서 연구자의 역할을 둘 다 하고 계시는 김성준 교수님. 학문과 실무 사이의 회색 지대에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이라고 느꼈다. 김성준 교수님이 쓰신 책, <인재경영, 데이터 사이언스를 말하다>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해 드는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업계를 선도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토대로
새로운 차원의 지식을 만들고, 그 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냈다.


나는 좋은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길을 만들거나 개척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리고 위의 동일한 규칙이 조직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관습과 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고, 그것을 타파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고, 그 용기를 기꺼이 수용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조직은 롱런할 수 있는 조직이다. 반면 쇠퇴의 길을 걷는 조직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할 생각이 전혀 없을 뿐더러, 변화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이 조직에 있는 것이 비전이 없다고 느낀 개인들은 다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그런 곳이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여러 조직. 겉으로 보이는 조직의 분위기와 실제로 조직 내부에서 개인적인 촉으로 느낀 분위기는 생각보다 간극이 크다. 단순히 조직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화려한 겉보기와는 다르게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않은 것이 느껴지는 집단, 그리고 예상과는 달리 모두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에서 겉으로 보이는 조직의 이미지와 조직의 내부는 많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어떤 업계, 또는 학계에 있느냐에 따라 조직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는 속도, 변화의 특성, 그리고 양상이 모두 다를 것이다. 그러나 유행하는 기술과 산업의 동향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버리는 현대 사회에서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을 둘러싼 산업의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 전체가 트렌드에 민감해 모든 업무 루틴을 매번 바꾸거나, 혁신을 이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직의 리더는 응당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거나, 트렌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고 신뢰할만한 시사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분석가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 책은 인재 경영과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가 쓴 책이다. 그렇지만 위 구절은 데이터 분석 초보인 내가 난생 처음으로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하는 내내 느꼈던 부분이기에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며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구절이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데이터의 초기 형태는 정말... 더럽다. 말 그대로 하나도 정제되지 않은 더러운 상태이다. 결측치가 엄청나게 많아서 해당 행 전체를 못 쓸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되면 분석이 불가능 해서 결측치를 다른 값으로 대체해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 더러움을 정제하는 단계부터 분석가의 역량이 드러난다. 정제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데이터의 형태가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의 꽃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가가 처음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에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던가, 업무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인자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와 같은 분석 목적이 존재한다. 분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분석가의 주관이 강하게 작용한다. 여기서 주관은 어떤 EDA(탐색적 분석) 기법을 쓸 것인지부터, 어떤 모델링 기법을 사용할 것인지,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데이터가 필요한지와 같은 모든 의사결정에 작용하는 개인의 생각이다. 물론 분석가 1명이 혼자 프로젝트를 끝내는 일은 없으므로, 동료 분석가와의 협업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 즉, 분석가 개인의 주관이 중요하지만 같이 일하는 분석가의 관점을 존중해야함을 뜻한다. 협의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협업능력 또한 분석가의 중요한 역량일 것이다.


경험을 통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경험이 단순한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나를 진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찰과 복기가 필요하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경험을 통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의 아주 중요한 문제도 있다. '어떻게(how)?' 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많은 성찰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리더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며, '경험 프로파일링'을 통해 인재 경영을 활성화 한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비단 리더 뿐 만 아니라 조직에 있는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어떻게(how)?'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는 온전히 구성원 개인 자신에게 달려있다. 많은 경험을 통해 내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는 끝없는 개인의 성찰, 그리고 성찰을 통한 가치관 정립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 개인이 위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조직은 다양한 경험의 pool 을 제공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곳이다.



책 정보

<인재경영, 데이터사이언스를 만나다>, 김성준 지음

저자 인터뷰 : https://youtu.be/nytPuqb-3As


다음과 같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사람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단순히 궁금하신 분

- 인재 경영 실무자의 데이터 분석을 맛보고 싶으신 분

- 데이터사이언스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조직의 관점에서 풀어내보고 싶으신 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