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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율 작가 Apr 25. 2023

얼룩말 세로 - 오늘의 기적

김이율 작가

+ 탈출 얼룩말 세로 - 1 오늘의 기적 +

인생은 항상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득 차 있다.

한껏 멋지게 차려 입고 나갔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덮칠 때가 있고

선술집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어 엉망이 되기도 한다.

꽃을 한아름 준비해 그를 찾아갔는데

그가 내 친구와 입맞춤을 하고 있다든지...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삶은 방해를 받고 마음은 한없이 우울해진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왜 나에게만 일상이 가혹할까.

내가 아무리 애써도 안 되고

상대가 아무리 애써줘도 내가 받쳐주질 못한다.

어찌해도 엇나가고 흐트러진다.


한 줄기 빛이 커튼을 뚫고 들어온다.

눈이 부신다. 눈이 떠진다.

그렇다. 언제까지 낙담만 할 수 없다.

원치 않는 만남으로 얻은 상처라지만

결국 그 만남 속에 답이 있고

사람으로 인해 얻은 상처라지만

결국 그 치유법도 사람 안에 있다.

커튼을 활짝 열고 오늘을 만나야 한다.


예측 불가능한 것은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그저 오늘에 충실하면 된다.

내일의 일을 미리 안다면 내일이 얼마나 시시해지겠는가.

내 사랑이 이미 완성되어 있다면 그리움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죽음을 미리 안다면 오늘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막연하고 초조하고 두렵겠지만 그냥 맞닥트리자.

혹시 아나. 작은 골목길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을 만나게 될지.


- 글  김이율 / 그림 최익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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