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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행자 Aug 06. 2019

기록의 시작

#1. 추억의 기록만큼 사랑도 더 깊어져 가겠지 08/08/2018

강아지를 리드하고 싶어 잔득 기대에 부푼 아이의 모습



주아가 태어나고 2년여의 시간. 감사와 기쁨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감격의 연속인 시간들이었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과 주아로 인해 거저 주어진 것일 뿐. 내가 했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후회와 아쉬움이 훨씬 더 많았다.

그중 더욱 아쉬운 것은.. 기록하지 못한 것. 생각하지 못한 것. 공부하지 않은 것. 묵상하지 않은 것.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 더할 나위 없는 새로움과 놀라움들을 허락하셨는데 왜 남기지 않았을까. 그 많은 순간들을 제대로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되려 당연한 건데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누군가 물어본다. “주아는 그때 어땠어요?” 아.. 어땠더라..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랬던가? 아 그건 그때가 아니라 이때였던가? 뻔한 대답. 흐릿한 기억. 문득 떠오르는 아쉬움. 후회. 다 기억할 수 있을 줄 알았던가? 이렇게 또 나의 무지함과 나태함과 교만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다.

사실 첫 며칠은 나름 끄적거렸었는데. 하루 이틀 건너뛰고 미루고 하다 보니 어느덧 그렇게 2년이 흘러가 버렸더랬다. 이번에도 과연 얼마나 갈지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본다. 이 일이 뭐라고 용기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잘 포기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실력이 없음 때문이기도 하고, 또 미안함 때문이기도 하겠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내려고 들지 말고 그저 끄적거려보자. 작은 일, 큰 일, 얕은 생각, 깊은 생각.. 할 것 없이. 그냥 생각이 가는 데로, 정리가 안되면 안 되는 데로 한 글자 한 글자 끄적끄적. 그러다 보면 차곡차곡 추억들이 쌓이기 시작하겠지. 켜켜이 쌓이는 추억의 기록만큼 우리의 사랑도 더 깊어져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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