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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행자 Oct 10. 2021

가족을 위한 기도문

우리의 마음을 담아

얼마 전 교회에서 Father-wise 과정 숙제로 만들어 본 가족 기도문. 이제 막 5살 생일이 지난 아이와 아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며 한 글자씩 한 문장씩 써 내려가 보았다.


1번부터 3번은 아이가, 4번부터 6번은 아내가, 7번부터 9번은 내가. 그리고 10번은 다 함께 한 마음으로 정해보며 우리의 마음을 담는다.


1. 행복한 하루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2. 맛있는 음식 잘 먹었습니다.

3. 뉴질랜드 할머니, 할아버지, 한국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

4. 코로나 바이러스 없어지게 해 주세요.

5.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 주세요.

6. 말씀으로 사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7. 실천하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8. 나눔과 섬김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9. 아이가 하나님을 만나고 사랑하게 해 주세요.

10. 아이 동생이 생기게 해 주세요.


아이가 고심하며 내뱉은 한마디의 문장은 얼핏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단순하고 당연한 기도였지만, 그 안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며 마치 책에서 울림을 느낀 좋은 글귀라도 만난 듯싶었다. 아이의 짧은 기도가 이렇게 은혜가 될 줄이야.


그래서 나름의 주석을 달아 기도의 깊이를 늘려본다.



1. 행복한 하루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늘 하루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주님으로 인해 감사할 수 있는 행복한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평과 불만은 이제 내려놓습니다. 하나님. 그저 감사합니다.


2. 맛있는 음식 잘 먹었습니다.

- 어떠한 상황에서도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걱정과 근심은 하나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도 키우시고 돌보시는 주님을 신뢰하며 감사함으로 나아갑니다.


3. 뉴질랜드 할아버지, 할머니, 한국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요.

- 각각 다른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있는 조부모님들. 몸과 마음의 건강 지켜주시고 하루빨리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내와 함께 적은 기도들에도 짧게나마 주석을 달아본다.


4. 코로나 바이러스 없어지게 해 주세요.

-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모두 다시금 자유롭게 만나서 더욱 많이 사랑하고 섬길 수 있게 되길.


5.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 주세요.

-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을 주님이 거하시는 성전으로 가꾸어가기.


6. 말씀으로 사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 꾸준히 함께 가정예배로 하나님께 나아가며 말씀과 기도가 삶 속에 가득한 가족이 될 수 있길.


7. 실천하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 그저 말씀을 읽고 기도함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천의 자리로 나아가 삶으로 예배하는 가족이 될 수 있길.


8. 나눔과 섬김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가족 되게 해 주세요.

- 섬김이 당연한, 나눔이 일상인 사랑 가득한 가족 되게 해 주세요.


9. 아이가 하나님을 만나고 사랑하게 해 주세요.

- 그저 들어서 알고 막연히 믿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어리지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어 마음으로 사랑하고 삶으로 동행하는 유년 시절이 되기를.


10. 아이 동생이 생기게 해 주세요.

- 지난 몇 년간 아픔과 슬픔도 있었지만 그저 감사함과 담대함으로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할 수 있길. 주셔도 감사, 주시지 않아도 감사.


다 적고 나니 큰 은혜가 된다. 이런 기도제목을 가족과 함께 쓰고 공유하며 주님께 올려드릴 수 있다는 것이 꽤나 벅찬 마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적어놓은 기도문을 보며 매일 저녁식사 후 짧게나마 가정예배를 드리고 함께 기도하기로 했다.



아직은 어려서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와 함께 가정예배를 드린다는 게 쉽지는 않다. 한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짧고 쉬운 글귀를 읽어가면서도 몇 번이나 딴짓, 딴소리, 질문공세 등이 쉬질 않는다.


그래도 예배 말미의 가족 기도문을 함께 읽으며 기도할 때면, 본인이 만든 기도가 있어서 그런지 나름 집중해서 직접 기도도 하곤 한다. 이번 기회에 짧더라도 조금씩 함께 배워가고 자리를 잡아가며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가정의 모습이 되어가길. 간절히 마음 다해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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