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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니아 Mar 07. 2019

MWC2019 현장에서 바라본
LG G8 ThinQ

생각보다 담백한 결과물

MWC 2019 LG 프리미어 행사
V50 ThinQ 5G를 위한 행사였다.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LG 프리미어 행사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이었다. LG전자는 터치와 작별을 고한다는 의미의 초대장을 보내 차기 플래그십 제품인 G8 씽큐(ThinQ)를 선보인다고 했으나 이윽고 G시리즈와 V시리즈를 동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두 기기의 차이가 차차 드러나면서 어쩌면 예고된 순서였다.


5G라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듀얼 스크린이라는 완성된 하드웨어, 그 안에 설핏 담긴 폴더블... 터치와 작별한다며 담은 에어 모션과 ToF 센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양념이었다. V50 씽큐 5G라는 자극적인 요리는 잠시 제치고, 그 전에 상대적으로 담백한 LG G8 씽큐를 보자.



LG G8 ThinQ

LG G8 씽큐의 디자인이 낯설진 않다. 전작인 G7 씽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간결해졌다. 손으로 만져보면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거나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거의 없다.


카메라 렌즈, 지문인식 센서 테두리, 수화부까지 스마트폰에서 다른 촉감을 주던 부분이 사라졌다. 사소한 부분이라면 사소한 부분이겠지만, 만지는 데서 즐거움을 다시 느꼈다. 특히 수화부를 완전히 덜어낸 점이 놀라운데, 이는 LG전자가 예고한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Crystal Sound OLED)' 기술 덕분이다.


올레드 패널 자체를 스피커의 진동판으로 활용하는 기술로 덕분에 전화를 받을 때 화면 근처 어느 곳에나 귀를 가져가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신 스마트폰에서 나는 소리는 살짝 줄어든 느낌이나, 붐박스 기능을 지원하기에 출력에 큰 문제는 없다. 


플래그십 제품답게 성능은 뛰어나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 6GB 램과 128GB 저장공간. 대용량 저장공간을 새로운 판매 유도 지점으로 삼는 곳이 늘어가고 있으나 LG전자는 여전히 기존 전략을 고수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장점인 하이파이 쿼드 DAC도 그대로 유지했으며, 영국 메리디안 사와 협업해 튜닝을 마쳤다.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 규격 지원, DTS:X 코덱의 외부 스피커 지원은 소폭 개선된 특징.


대신 LG전자가 야심차게 꺼내든 기술은 ToF 센서를 활용한 Z카메라, 에어 모션 기능이다. 빛의 비행시간을 측정해 사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ToF(Time of Flight) 기술은 이미 구글에서 프로젝터 탱고라는 이름으로 제한적으로 운용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MWC19 현장의 몇몇 카메라에서 ToF 센서를 찾아볼 수 있어 행사를 관통할 만한 존재감을 드러내진 않았다.


단순히 심도 측정 정도로 그친 타사보다 LG전자는 ToF 센서를 앞세워 다양한 기능을 제공했다. 스마트폰에 손바닥을 가져가면 정맥의 모양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정맥 인식 기능은 하나의 예. 전면 카메라를 이용했을 때 피사체를 정확히 배경과 분리하는 기능은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남은 것은 에어 모션. 터치와 작별을 고할 기술이다. ToF 센서를 이용한 인식은 훌륭하나 터치를 대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안드로이드 OS와 잘 어울릴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G8 씽큐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하기엔 그 힘이 부족한 느낌이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로 호출하기까지의 과정이 터치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둘째로 쓰임새가 다양하지 않으며, 다이얼과 같은 기능은 직관성이 부족하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터치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는 것. 터치를 대체하기는커녕 앞으로 얼마나 쓸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드는 기능이었다.


LG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

LG전자는 이번 MWC2019를 앞두고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한 질문에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완성도에 의문을 품게 할 미완성된 기술보다는 늘 말해왔던 '스마트폰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이 기조는 G8 씽큐에 그대로 묻어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제원이 상향 평준화된 지금. 소비자의 손길이 닿도록 하는 것은 기기 자체의 만듦새와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주느냐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의 본질'을 부르짖는 것과 별개로 늘 이런 기본기에서 논란이 있었다. 잔존 가치인 DAC 또한, 오디오 소비의 트렌드가 스트리밍과 무선 환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의 효용성에 걱정을 더하게 하는 부분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 방향은 충분히 그 근거가 있는, 응원하고 싶은 방향이다. 그러나 그 결과물로 가져온 답안은 늘 온도 차가 있었다. 그리고 LG G8 씽큐의 온도도 소비자가 기대하는 온도와 다소 차이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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