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하나로 스타트업>
진로 결정을 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내 이름 석자로 책 하나는 출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꿈을 이뤘습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인터뷰한 150명 이상의 인물 중 30명의 창업자를 고르고 골라 <아이디어 하나로 스타트업>을 출간했습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인터뷰를 엮은 책이라 금방 편집할 줄 알았습니다. 막상 편집에 뛰어드니 지난 시간 마감 앞에 타협해버린 무기력한 내 모습과 끊임없이 조우해야 했습니다. 기사야 마감이 생명이니까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변명이 통했지만, 출판은 달랐습니다. 저자 뿐만 아니라 책에 소개될 30명의 창업가의 이야기가 인쇄되어 널리 유통되는 일이었기에 표현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기 전, 매일 밤 말 그대로 몸과 영혼을 갈아 넣으며 못난 원고를 검토하고 다듬어 나갔습니다. 저의 고행에 동행한 와일드 터키 1L에 벅찬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작년 11월 출간 계약을 맺고 인터뷰이들에게 게재 허락을 구하기 위해 연락을 돌렸던 일이 기억납니다. 결혼식날 못지 않게 많은 덕담과 응원의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기자와 인터뷰이로 한번 휘발되고 말 뻔한 연이, 책을 매개로 접점을 찾고, 기어코 책 하나에 얽히고 마는 상황이 신기하고 진귀했습니다. 진귀한 연들과 머리를 맞대며 최선의 표현과 전달 방식을 함께 고민한 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원고를 검토하다가 깨달은 것이 또 있습니다. 3분의 1은 동태눈으로 보냈던 것 같은 나의 지난 3년이 돌이켜보니 대단한 모험이자 여행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지극히 보통 사람의 눈으로 <아이디어 하나로 스타트업>을 썼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 없는 독자라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나’ 궁금할 것입니다. 저는 그런 원초적인 궁금증을 발판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쉬운 언어로 창업자들의 말을 옮겼습니다. 특정 산업군에 대한 전문 지식을 소비하고 싶은 분의 기대엔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한 이들이 어떻게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나가고, 어떤 태도로 일에 임하는지는 책에 충분히 담겨있다고 자신합니다.
내 꿈이기도 했던 이 책이 누군가의 꿈을 싹 틔우는 토양이 됐으면 합니다. 출간 소식에 축하와 응원의 말을 아낌없이 전해준 친구와 가족들, 나서서 구매한 후 인증까지 해준 이들에게 말로는 모두 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혹시 서점에서 제 책이 보이걸랑 괜히 앞에서 얼쩡거려서 바람잡이가 되어 주세요. 괜히 ‘오 이거 나왔네’란 멘트와 함께 책을 집어 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주세요! 책 많이 팔아서 떡볶이 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