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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현지 시간 9월 9일 쿠퍼티노에서 있었던 애플 아이폰 16 신제품 발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지난 6월 WWDC에서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애플 인텔리전스’의 방향에 대해서 지난 FOD#56에서 간단히 다룬 적이 있었고, 이번 애플의 발표는 바로 그 비전을 현실에 심은 1차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의미하는 바를 한 번 생각해 보죠.
지난 몇 년간 엄청난 AI의 파도를 지나오면서도, 비교적 애플은 조용하게 - 적어도 외부에서 보기에는요 - 대응한 회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 애플의 아이폰 16 발표를 보면 역시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현 시점 최고의 AI 기술을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아이폰은 항상 우리의 주머니와 손에 함께 하고, 다른 어떤 스마트폰보다도 다양하게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이니, 이제 애플 인텔리전스와 함께 ‘온디바이스 AI’가 진짜 현실이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아마도 1년 후에, 스마트폰에 AI가 적용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 겁니다. (애플은 이 AI를 ‘Apple Intelligence’의 줄임말이라고 하고 싶겠죠?)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도 항상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애플. 이 근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절묘하게 통합하는 애플만의 전략과 노하우가 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죠. ‘애플 인텔리전스’가 다른 AI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2세대 3nm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A18 칩은, 추론 작업을 실행할 뿐 아니라 애플의 전체 생태계를 통합하는 핵심으로서 기능합니다 - 자연어 이해, 이미지 생성, 개인화된 컨텍스트 기반의 작업 제안 등 AI 기능을 원활하게, 실시간으로 적용하도록 최적화되어 있고, 특히 엣지 컴퓨팅에서 중요한 요소인 ‘에너지 효율’을 잘 유지합니다.
애플 아이폰 16에 A18 칩을 탑재한 것이야말로, ‘온디바이스 AI’의 획을 긋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거대 생성형 AI 모델 실행에 최적화된 16 코어 뉴럴 엔진을 탑재한 아이폰 16, 그냥 AI를 주머니 속으로 가져왔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라우드 자원이 없어도, 최적화된 하드웨어로 추론 작업을 즉시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니까요.
아이폰 16은 이전 모델 아이폰 15에 비해서 30% 더 빨라진 CPU, 40% 더 빨라진 GPU를 자랑하지만, 역시나 애플답게 이게 게임이나 사진 처리 등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생성형 AI가 언제든지 부드럽게 잘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거라고 합니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A18 칩은 영국에 본사를 둔 소프트뱅크 소유의 자회사와 다년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서 제작한 것인데, ARM의 V9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ARM V9 칩은 뉴럴 엔진을 위한 구성 요소들을 제공해서, 애플이 스마트 기기에서 돌아가는 AI 워크로드의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애플의 이 파트너십은, 배터리 수명이나 장비의 효율성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AI 컴퓨팅 수요가 증가할 때 하드웨어가 무리없이 받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요건을 유지하면서도 정교하게 사용자 경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애플이 바라는 ‘모바일 AI’의 구현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대규모의 개인 사용자에게, 애플과 같은 사업자가 ‘AI 기능을 제공한다’는 건 기술 그 자체 외의 다른 조건이나 이슈들을 훨씬 더 섬세하게 잘 챙겨야 하는 일이죠. ‘보안’도 그런 요소들 중 하나일 거라서, 그게 무엇이든 AI 기능 제공과 관련해서 애플이 가장 크게 신경쓴 것이 바로 ‘보안’ 쪽일 겁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서 사용자가 AI를 사용할 때, 만약 생성형 AI 모델이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해지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데이터는 당연히 디바이스에 보관되고, 모든 클라우드와의 작업이 엔드-투-엔드로 암호화되어서, 성능이 저하되지 않으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아키텍처로 운용된다고 합니다. 애플이 의료라든가 핀테크 등 데이터의 보안이 중요한 부분에서 AI가 더 많이 사용되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랍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화려한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걷어내면 과연 사용자가 좋아하고 사용할 만한 쓰임새가 어느 정도 있느냐일 테죠. 생성형 AI 관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캐치업 게임’을 하고 있는 애플이 신경써야 할 부분도 이 부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생성형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메일이나 문자 작성하는 걸 도와준다거나, 맞춤형 이모지를 만들 수 있게 해 준다거나, 사진 검색을 쉽게 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 기반의 도구를 제공합니다. ‘시리’와도 더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대화를 하면서 문자 내용을 찾아서 리마인더를 작성한다든가 하는 일도 할 수 있구요.
AI로 강화한 카메라와 비디오: A18 칩의 강화된 AI 지원을 활용해서 120프레임의 4K 동영상 녹화라든가 배경 소음을 줄이면서 공간 음향 녹음을 한다든가 하는 고급 기능을 아이폰 16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각 인텔리전스 (Visual Intelligence): ‘좋은’ 카메라가 아니라 이제 ‘똑똑한’ 카메라가 됩니다. 새로운 카메라 컨트롤 기능을 추가해서, 카메라를 물체에 갖다대면 해당 물체와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레스토랑에 카메라를 대면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나 메뉴를 보거나, 예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로 개의 품종을 확인한다거나, 랜드마크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거나, 이벤트 정보를 추가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일이 가능하겠죠.
‘시리’의 기능 확장: 제대로 일을 하는 비서를 만드는게 애플의 목표 중 하나겠죠. 특정한 이벤트와 관련된 사진을 보낸다거나, 메시지를 요약하는 등, 좀 더 복잡한 일들을 잘 해 내도록 시리가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더 개인화되고 맥락에 적합한 응답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아이폰 16을 사실 계획인가요? 그리고 그 의사결정의 어느 정도가 ‘애플 인텔리전스’ 때문인가요? 저를 포함한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22%가 아이폰 사용자고, 대부분은 애플 생태계를 떠날 생각이 없을 거라고 보면, ‘애플 인텔리전스’를 놓고 애플이 도박을 할 이유는 전혀 없죠. 딱 그 정도 수준에서 보수적으로 지금 애플은 ‘생성형 AI의 캐치업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이 여는 시장의 승자가 항상 ‘기술의 리더’인 건 아니죠. 특히 B2C 시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애플은 항상 간명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유려한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사용자들을 끌어들여왔고, 아이폰 16의 애플 인텔리전스도 그런 하나의 새로운 시도가 시작된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게다가, 항상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될 때마다 ‘뭐 특별히 새로운 건 없네’하고 시작했다가 ‘이거 쓸만하네?’ 하면서 계속 다음 아이폰을 기다린 역사가 어언 15년이죠 ^.^ 저는 이번에도 ‘애플 인텔리전스’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를 걸어볼까 합니다.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폼팩터의 로봇, 그리고 로봇을 활용한 사례나 데모들이 등장하고 있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로보틱스’를 마스터하고 싶은 여러분을 위해서, 최근에 ‘핫’한 7가지 코스와 튜토리얼을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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