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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혼의 친구 Jul 11. 2023

글을 써보자. 나를 위해서.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쓰고, 블로그에 글을 써도 사람마다 하는 말이 다르다.

어디에는 어떤 주제로 쓰고 글의 성격에 따라 플랫폼을 달리해야 한다는 말 뿐이다.

아. 너무 복잡하다.

그냥 쓰고 싶어서 지금 내 생각을 여과 없이 담고 싶은데 통로가 없다. 일기장에 써도 좋지만 소통하고 싶은 욕구는 또 어쩌고?

이렇게 나는 한 가지를 해도 생각이 많아서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사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보이는 곳에 글을 쓰면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작은 용기를 내보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조금 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자신을 드러내도 좋다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나 보다.

주제는 없다.

요즘 내 머릿속에는 여태 알고 있던 것들이 뭉쳐지면서 뭔가 깨닫는 날이 많아졌다. 

나는 총명한 사람을 동경하는데 내가 똑똑한 것 같은 지금 시절을 놓치고 싶지 않다. 

요즘에 읽는 책이 킹크의 실존적 변태 수업이라는 책인데 내 무의식과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솔직하고 유쾌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많다. 

내가 역경의 상황을 즐겼다는 것. 집이 구질구질하면서 짜증 나는 환경도 즐겼다는 것.

이렇게만 말해도 사람들은 '뭐? 뭐라는 거야?'라고 말하겠지? 

책에서는 말한다. 

나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그림자를 보지 않고서 하는 모든 좋은 말들과 좋은 행동은 마치 내 똥 위에다 향수를 뿌리고 똥은 그대로 밟고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맞다.

딱 맞아서 나는 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오늘도 나의 습관을 들여다보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 스스로 탓하고 못살게 구는 것. 그것 또한 즐겼겠구나.

나는 그렇게 변태적으로 나의 고질적인 습관들을 즐기고 있었다. 싫다고 하면서 붙잡고 있는 것들.

하나씩 찾아가 볼 참이다. 

이제는 내게 있는 문제들을 향수로 덕지덕지 덮지 않고 나의 똥을 치울 것이다.

그리고 함께 있어준 똥에게 감사하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리라.

하하하하하하

아직 내겐 시간이 많다. 많다고 믿자.


킹크_실존적 변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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