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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kwon Lee Aug 04. 2024

승리하는 입찰을 위한 B2B 사업개발자의 체크리스트

B2B 비즈니스를 영위하다보면, 입찰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쳐서 사업을 수주해야 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상대하는 고객이나 사업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내부의 통제 시스템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입찰의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거래금액의 단위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니깐. 그러나 입찰은 (수의계약에 비해)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고, 경쟁사와의 직접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되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편이다. 입찰의 기회를,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는 방도로 활용하거나, 막연한 수주의 기대감만으로 들어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러기에는 회사에 남겨지는 상처와 고객의 실망감이 생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열정과 실력이 넘치는 사업개발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 고객과 함께 승리의 기분을 자주 느꼈으면 한다. 무의미한 입찰 사업의 참여로 무력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기 보다는, 되도록이면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고 나아가 승리의 경험도 자주 쌓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내가 알고 있는 부족한 지식을 공유해본다. 


아래는 내가 입찰의 기회를 센싱하는 주요한 기준들이다. 


1. 입찰에서 요구하는 도메인에 대한 나(또는 회사)의 이해도와 역량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제안요청서(과업지시서)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고객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이고,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잘 쓰여진 제안요청서에는 제안사에 요구하는 구체적인 제안 방향성이 명시되어 있다. 이 내용을 두고,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우리 회사와 제품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만약 제안요청서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도저히 우리가 제안할만한 차별화된 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도메인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와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좋은 제안서가 나오기가 힘들다. 제안서를 쓰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쓰여진 제안서는 힘도 없다. 


2. 입찰 과정에서 해당 입찰사업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용이성 

제안요청서만 읽고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상대방의 SNS 프로필만 보고, 이메일로 프로포즈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반드시 제안요청서에서 궁금한 내용, 그리고 고객이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의 담당자 외부업체의 연락에 모두 우호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담당자는 기본적으로 검증된 실력있는 업체가 제안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보는 검증되지 않는 업체가 많이 지원해서 오히려 평가에 어려움울 겪고 싶지 않아 한다. 만약에 좋은 제안을 위해서 전화 또는 미팅으로 연락을 했으나, 담당자가 연락받기를 꺼리거나 회피하여 진전이 되지 않는 경우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제안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고 봐도 좋다. 슬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찰을 강행하여, 우리의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고객을 피곤하게 하기 보다는, 차라리 입찰이 종료되어 상호간 마음의 부담을 덜어 낸 상황에서 정식으로 미팅의 기회를 얻어 우리를 소개드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3. 제안서 제출일 / 발표일에 주어진 일수 

이것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제안서 제출이나 발표 등 제안사가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한을 실제로 필요한 기간보다 짧게 주는 경우, 승리의 가능성이 낮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보통은 유사한 사업을 이미 여러 차례 진행해본 경험이 있는 고객이 발주한 입찰이 그러하다. 여러 번 다른 업체들과 진행해 본 경험이 이미 있고, 고객 역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빠른 결정과 추진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사업 준비에 필요한 시간에 비해 턱없이 짧은 입찰 일정이 제시되어 있다면, 승리보다는 패배의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몇 가지, 입찰에서의 주의사항을 적어보았지만 그것이 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나는 오히려 더욱 더 적극적으로 제안과정에 임하고, 좋은 품질의 제안경쟁을 통해 더 높은 고객가치를 주는 방식을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아래의 방식을 제안한다. 


제안요청서에 대응하는 사업개발자가 아니라, 애초에 고객이 좋은 제안요청서를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개발자가 되자

고객이 제안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문제를 올바로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제안요청서를 잘 써야 한다. 고객의 고민을 잘 듣고, 문제를 잘 정의하자. 그리고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의 대안을 함께 고민해보자. 그리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좋은 제안요청서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자. 그러면 제안요청서는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고, 승리의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입찰사업의 높은 금액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승리할 방도가 없어도 무리해서 입찰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사실상 우리는 게임에 참여할 자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승리할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게임에 참여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과 시장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고객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을 yes 로 만들 때까지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이 먼저이다. 입찰은 본 게임이지, 훈련장이 절대 아니다. 훈련이 필요하다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 입찰의 기회는 정해져 있지만, 고객과 시장을 이해할 기회는 1년 365일 가능하다. 


#입찰 #사업개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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