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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kwon Lee Nov 11. 2024

욕심 버리기. 더 내려놓기.

나는 매일 아침 일기를 쓴다. 정성스럽게 직접 펜으로 한자한자 집중해서 일기장의 한페이지를 꽉 채워서 쓴다. 그러나 일기의 대부분은 사실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하루 동안의 이벤트를 되내이며 쓰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그날의 일기장을 채우기에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깨달음을 쓰는 편이 많다. 그러한 다짐과 깨달음은 매일매일 달라지기 보다는 크게는 3가지의 문구와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반복적으로 일기로 채워지는데 아래 3가지이다. 

1. 인생은 여행이다. 죽고 사는 전쟁이 아니다. 모든 것은 새로운 경험이고 배우고 깨닫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지금도, 내일도. 

2. 나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졌다. 내가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들을 보라. 조급함과 부족함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3. 사랑과 친절 그리고 자비의 정신을 드높이자.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남을 미워하는 각박한 마음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고통속에 살아간다. 내가 힘들듯이 우리 모두가 힘들다. 


이 중 2번째는 참으로 맞는 말이지만, 일상에서 가장 잊지 쉬운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비싼 음식을 먹거나 좋은 옷을 입으면 더 잘 숨쉬고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대부분의 것들을 일상 속에서 보거나 듣거나 만져보지도 못 한채 내 시야의 바깥에서 방치되어 있다. 지금도 내 옆에 있는 서랍에는 나의 물건들로 꽉 차있고, 아마도 그 중 대부분은 지난 몇달간 만져보지도 못했거나, 앞으로도 그럴 것들이다. 그렇게 보면 현재의 나는 불행해야 하는 조건이 거의 없고, 그 이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추가적인 행복에 기여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안다. 

더 많은 성장과 성취 그리고 주위로부터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참 부던히도 노력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것이고, 그 끝에 행복 보다는 불행할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이 내려 놓으려고 올해 참 많은 노력을 해보았다. 행복을 향한 잘못된 태도가 나의 마음에 욕심을 낳았고, 그 욕심은 점점 더 커져서 현재에 대한 불만을 갖게 했다고 생각한다. 참 많이 갖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내려 놓을 수록, 내가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게 되고, 욕심과 집착을 버릴 수록 지금의 나와 주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아서 좋다. 지금 먹고 입고 듣는 모든 것들에 더 많이 집중하고 귀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는 것 같다. 또한 나를 많이 내려 놓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 동안 간과해오던 타인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더 많이 알게 된다. 나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생각, 그리고 언제든지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거나 물려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나에게로만 향하던 내면의 눈이 바깥으로 비로소 향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내려 놓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러기에 더더욱 오늘도 매 순간 이 다짐을 떠올리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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