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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Apr 22. 2024

내가 잘키워서~라는 착각

2녀3남 5남매집 이야기

너무 오랫만이어서, 저의 독자님들 다 떠나버리신 건 아닌지...(아니시라면, 댓글로 "저요"를 외쳐주세요 :))

안녕하세요. 오래오래오랜만 애많은김자까입니다.

브런치를 떠나 있는 동안, 몇가지 일들이 있었고...

조만간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수다스럽게 풀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2녀 3남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이들의 근황을 잠깐 알려드리자면,

1호는 지난 학기 휴학을 했다가 복학해서 대학 3학년째를 바쁘게 살고 있고,

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탐방에 선발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중입니다.

대학 2학년이 된 2호는 난생처음 열심히 하는 일이 하나 생겼는데...피트니스 운동입니다.

체중이 10킬로그램 가까이 빠져서, 인물이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습니다.

한 등치 하는 녀석이 심한 난시탓에 신검결과 4급 공익으로 판정받았으나,

그래도 현역으로 가볼까~ 고민 중이고요.

올초 비로소 고졸이 된 3호는 대학은 꼭 갈거라고 하지만,

(공부할 자세가 돼 있지 않으므로 재수 대신) 일단 군대부터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생은 상반기 육군지원조차 되지 않아서 여로모로 고민입니다. 3호...할얘기가 많습니다.^^;;)

4호는 중2, 5호가 벌써 초4학년이 됐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던 3호에겐 올초 아주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졸업식을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엄마........**이가....." 말을 전하며, 가뜩이나 마른 아이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얼굴 한번 본일 없는 3호의 친구가 떠났다는 말에

엠티 가있었던 2호는 통곡을 했고,

1호는 다음날 3호 동생이 장례식장에 입고갈 교복을 정성스럽게 다림질 하며

"이거라도 해주고 싶어"라고 말했습니다. (제 옷도 안다려입는 아이가요)

다음날 장례식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태워 보낸 것도 1호였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1호의 베프 엄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간 이후로,

자주 보진 못했지만, 베프의 엄마는 저와도 가까웠습니다.


조문 첫날, 검정 옷을 챙겨 입고 나가려는데,

2호가 십만원을 건네며. "엄마 이거요"

??

"누나랑 제일 친한 누나고, 엄마랑도 가까운 분이셔서...마음이 아파요. 이렇게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엄마랑 누나랑 부의할거야"

"그래도요. 제 맘이에요"


대딩 1,2호에겐 올해부턴 차비외엔 용돈을 지원해주지 않고,

오로지 지들 스스로 주말 알바를 하며 용돈을 충당해오던 차였습니다.


"그럼 5만원만 해. 용돈 부족하잖아. 월초까지 어떻게 하려고?"

"아껴서 쓰면 돼요"


그렇게 저는 첫날 조문을 다녀왔고, 1호는 자정이 다 돼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선 1호는 시험공부로 날밤을 새다 시피 하고,

잠시 눈을 붙인 뒤 주말 알바를 다녀오고, 저녁미사를 마치고,

다시 학교 과제를 끝낸 뒤, 한밤중이 다된 시간에

"엄마 나 **이 한테 갔다와야겠어. 내일 오전에 시험이라 발인을 못가니까..."


그렇게, 한번 더 장례식장에 다녀와야겠다며 1호는 집을 나섰고,

이번엔 2호가 동행을 했습니다.

"**누나도 얼굴정도만 알고, 그 어머님은 뵌적이 없지만, 직접 인사드리고 싶다"며

누나를 따라나섰습니다.



대딩 두 아이가 어설픈 정장차림으로 나가는데,

문득 "잘컸구나" 싶기도 하고,

요또래 남매가 친한 일이 드물다던데,

서로에게 각별한 아이들을 보며,

지들이 잘 큰 건데,

내가 마치 잘 키운거 같아.....뿌듯해졌습니다.


슬픔과

타인의 아픔을 마주하는 모습이

다행히 성숙해서

세상에 폐 끼치고 살진 않겠구나...안심이 됐습니다


한때는 공부를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하고,

야물지도, 모질지 못한 아이들을 보며 쯔쯧 혀찬 소리도 했지만.

결국 지구는 사람사는 세상이라.

사랑하고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고,

사랑받으며 살 수 있을 때, 그것이 행복이며...성공한 삶이란 생각을...

엄마 24년차인 이제서야 어렴풋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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