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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J 유가장 Apr 01. 2020

회사에서 나는 왜 바쁠까?

회사를 10년 다녀보니

코로나가 참 극성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다니고 있는 교육회사의 ‘이러닝’ 사업 영역은 코로나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가 위기인 상황에서 누군가는 매출이 상승하고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부분이 참 미안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의 이치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
꽤 많은 학원들도 휴업 중이다.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인데 의외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 수는 늘어나고 있으나 수강율 자체는 큰 폭으로 높아지고 있지 않다.
한 마디로 회원가입은 하고 수강은 하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너무 바빠요. 오히려 홈스쿨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니 인강을 들을 시간이 없어요.”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한 편으론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회사 역시 다니면 다닐수록 시간이 충분하고 업무가 여유롭다는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급이 올라가고 직급이 올라가면 살펴봐야 할 업무는 많아지고 회사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더 많아지길 때문일 것이다.
퇴근 시간 6시가 되어서 개운한 기분으로 회사 문을 나선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아직 다 안 끝났는데 시간이 왜 이리 빠르다니.’
대부분 이와 같은 생각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바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헷갈린다.
내가 정말 바쁜 것인지, 아니면 바쁜 상황 속에 나를 몰아넣는 것인지.


회사에서 ‘바쁘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그 단어에 담긴 뜻은 여러 가지인 것 같다.

난 너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상대방에게 ‘바쁘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너무 ‘바쁘다’.
혹시 다른 업무가 떨어지진 않을까 눈치를 보며 말하는 ‘바쁘다’ 등.


난 오늘 과연 어떤 ‘바쁘다’에 어울리는 하루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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