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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May 30. 2023

2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첫 이직 후기



이직한 회사에서 3개월이 지났다. 그 간의 과정을 기록하는 목적으로 쓰는 글이다.

(2년의 경력을 가지고 이직 준비를 했으며, 2023년 기준 3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1. 퇴사

소위 환승이직이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당시 나는 여러가지 상황이 겹쳐 업무와 포트폴리오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퇴사를 먼저 했고 본격적인 이직 준비 전 휴식을 가졌다. 혼자 여행도 다녀오고 이래저래 여유롭고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당시에는 퇴사를 먼저 하는 것에 걱정이 있었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이었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땐 쉬어야 한다.





2. 포트폴리오 준비

쉴 만큼 쉬었으니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가 왔다. 먼저 회사에서 했던 작업들을 리스트업 하고, 그중 과정과 결과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렸다. 포트폴리오는 회사 작업물 3개, 방송국 다닐 때 한 작업물 1개, 사이드프로젝트 1개로 구성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크게 2가지다.


1) 진짜 문제 정의하기

처음 포트폴리오 작업을 할 땐 냅다 피그마부터 켰었다.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여도 내용을 뜯어보면 흐름이 파편화되어 있고, 문제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었다.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솔루션도 흐릿해 보였다.


피그마는 잠시 닫고 ··· 노션을 켰다.

-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지?

-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 그것이 왜 문제인지?

- 어떻게 해결했는지? + 정량적 or 정성적 결과


등등 글로 먼저 정리하고 나니 흐름이 명확해졌고, 작업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글로 먼저 정리했으면 효율적이었을 것 같다. (글로 정리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긴 했다)



2) 과정이 잘 드러나되 간결한 텍스트로 설명하기

많은 시간을 쏟은 부분 중 하나가 텍스트 덜어내기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는 문제 해결 과정이 드러나야 한다.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려다 보니 ··· 내 1차 포트폴리오는 a부터 z까지 구구절절 모든 걸 설명하고 있었다.


1차 작업 완료 후 지인 몇 분에게 피드백을 받았고,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사람은 업무 중간에, 또 많은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하므로 자세히 읽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점을 중심으로 디벨롭했다.


각 과정별 타이틀만 읽어도 맥락이 파악될 수 있도록 하였고, 부가적인 설명은 서브 텍스트로 넣었다. 디벨롭 과정에서도 피드백을 받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며 보완했다.





3. 이직할 회사 기준 정하기 & 지원하기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며 나는 어떤 회사에 가고 싶어 하는지 생각했다. 부가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크게 아래와 같은 기준을 세웠다. (두 기준은 많은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1) 회사의 성장과 함께 개인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

2) 좋은 리더와 동료들이 있는 환경


기준을 정한 후에 지원을 시작했고 인터뷰를 보러 다녔다. 구성원이 20명 남짓한 곳부터 2000명대까지 바운더리가 꽤 넓었던 것 같다. 짧은 텀으로 인터뷰를 보다 보니 자주 받았던 질문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 퇴사 이유

- 포트폴리오 중 자신 있는 프로젝트 + 이유

- 포트폴리오 중 아쉬운 프로젝트 + 현재 개선한다면 어떻게 바꿀지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타 직군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려웠던 점 +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 협업할 때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 디자이너로서의 장단점


등등의 질문을 자주 받았다.





4. 이직

앞선 긴 과정을 거쳐 .. 현재는 대화형 AI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다. 이곳으로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AI 기술 기반 회사이다 보니 재밌고 어려운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챗GPT의 등장으로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많은 점도 나름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켰다.


2) 좋은 리더가 있는 곳이다. 인터뷰를 보다 보면 회사와 팀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A회사는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어 한 분이 여러 번 하품을 하시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규모가 작은 곳도 아니었는데.. 이곳은 최종 합격을 했지만 가지 않았다.)

현 회사는 리더분과 진행했던 실무 인터뷰의 경험이 좋았다. 인터뷰 당시 포트폴리오를 보고 어떤 분일지 궁금했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또, 최종 합격 후에 고민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메일을 드렸는데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신 것을 보고 이 곳이다 ..! 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좋은 느낌은 적중했다 ~


3개월이 엄청 빠르게 지나갔다. 일을 하며 부족함도 느끼고, 성취감도 느끼고, 새로운 걸 배우기도 하고 바쁘지만 재밌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열심히 만들어나가야지 ···






+ 소소한 근황 공유

웹 퍼블리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예쁘고 재밌는 거 많이 만들고 싶다 !

첫 작업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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