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나를 움직인 말들

우리 업계에 필요한 언어들

by 최지웅

안녕하세요! 이 시리즈는 <스타트업 개발자로 살아남기>라는 시리즈이고, 이번이 다섯 번째 글입니다. 기존의 글들을 읽고 오시면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글은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인 글을 쓸 때는, 항상 멤버십글로 발행하려고 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공통적인 글들은 일반글로, 제 개인적인 이야기나 조금은 알려지긴 꺼려지는 글들은 멤버십글로 발행해 볼까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글들이 하루동안에는 무료로 보일 테니 그때를 잘 이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은 26년 설을 앞두고 있네요.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 올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총 다섯 가지 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네가 참 맘에 든다. 네가 필요하다.


적어도 저에게 스타트업은 낭만의 기업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트업은 사실 아주 자그마한 소기업과 다를 바가 없는데, 왜 요즘 이토록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까요? 그것은 아주 가끔이지만 그 가운데서 위대한 기업들이 생겨났고, 고속으로 성장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니 사실 힘들지만 그것보단 성장의 도파민에서 오는 것들이 크게 다가오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체계도 없고, 아직은 내일도 불확실한 곳들이 사실 아주 엄청 많습니다. 그런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희망을 꿈꾸는 것이 바로 낭만일 것입니다.


그런 곳에선 어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던지 고연봉이나 대우로 사람을 꼬실 수는 없을 겁니다. 스타트업 대표분들을 만나보면 사람을 데려올 때 바로 이 부분에서 엄청 힘들어하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럴 때엔 이성적인 접근 말고 오히려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고 싶어 하는 일. 그리고 거기에서 네가 오면 이런저런 점들이 좋아질 거라 기대한다는 접근은 사실 그렇게 감성적이지만은 않은 접근입니다.


본질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연애와 비슷한 속성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끌리고, 사랑해서 하는 것의 상태와 스타트업에서 내 몸 바쳐가면서 일하는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너를 원하고 네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내가 거기에 공감하면 되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 초기 스테이지에 합류할 때 대표로부터 저런 비슷한 말들을 여러 차례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정말 워딩 그대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런 제스처는 너무 필요해요. 굳이 감성적이고 따뜻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왜 필요한지. 왜 마음에 들어서 우리 회사로 오길 바라는지. 그게 느껴지면 됩니다.



그릇의 크기는 스트레스를 견디면서 길러진다.


지금 경력이 15년이나 되어서 이런 글도 쓰고 있지만, 사실 저는 멘털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일하다가 눈물을 쏟은 적도 있고, 그렇게 남들에 비해 뛰어난 면도 없어 보였던 저는 항상 마이너스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이 업계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업계가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도 그렇게 무리는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는 스타브 잡스를 보면서 살아오고, 지금은 일론 머스크의 시대니 까요. 누군가를 이끌 정도의 뛰어남과 천재성이 있어야만 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가 잡스고 모두가 머스크인 세상은 존재할 수가 없겠지요. 그런 고민은 초보자로 이 세상이 진입한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것일 겁니다. 경력 5년이 안되었을 때 대표님과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토로하던 때였을 때 돌아온 대답이 바로 저 말이었습니다. 흔한 말로 맷집. 아니면 잔뼈가 굵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누구와 비교해도 뛰어는 재능으로 살아가는 것도 맞습니다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런 것이 없다고 해서 이 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저를 떠올립니다. 멘털도 좋지 못한 내가 그래도 여기까지 버텨왔다면, 내가 그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해줄 얘기가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당시엔 저 말이 궤변처럼 들린 것도 사실입니다. 스트레스받아서 힘들다고 토로하는 사람에게 견디면 그게 나의 그릇의 크기가 된다니. 그냥 고생을 더 하란 말과 무엇이 다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5명도 되지 않는 사무실 안에서 소규모이지만 24시간 돌아가는 서비스의 서버와 iOS를 다 맡고 있었던 저는 어떨 때는 지하철에서 스트레스로 쓰러져 보기도 하고, 매일 날아드는 장애 메시지에 정말 힘든 나날이었지만, 그걸 견뎌내고 나니 그것은 정말 제 그릇과 저의 이 서비스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물론 그런 고난이 꼭 함께해야지만 그런 것들은 아니겠지만, 이 업계에서 그런 힘듦을 견뎌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그게 지나가면 그것은 자기 것이 된다는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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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다양한 산업에서 개발자로 지냈습니다. 스마트택배, 카카오, 호갱노노, 쓰리빌리언을 거쳐 토스페이먼츠에서 TPM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끔 코드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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