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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영준 Jul 06. 2022

대통령 의전, 조선 왕실 의궤를 들어보셨나요?  

올바른 의전을 위한 원칙, 오른쪽이 상석(上席)이다.

'대통령과 약속한 면담이 30분 이상 늦어지더니 결국 취소됐다.'
'현충일에 생긴 의전 사고, 비옷 입고 분향'
'공식 홈페이지에 눈을 감은 대통령 사진을 올려서 외교적 결례'


의전(儀典) 실수인가 외교적 결례인가, 논란에 휩싸였다.

외교 무대에서 발생한 의전 논란에 관계자의 답변이 궁금했다. '행정상의 미스(실수)', '양해를 구했다.'라는 응답이 다소 안이하다는 느낌이 든다. 소위 사람들이 주목하는 사건·사고에 민감한 미디어 때문에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소개한 탓도 있겠다. 아예 자극적인 제목을 뽑은 기사도 여러 개가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관점은 대통령 의전이 국격(國格), 즉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대통령 의전에는 한치에 소홀함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는 관계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필요하다.                   


외규장각 의궤(外奎章閣儀軌)를 들어보셨나요?

병인양요가 터진 1866년, 프랑스가 강화도에 있는 외규장각을 불태우고 약탈해간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 당시 훔쳐 갔던 그 문화재가 2011년에 비로소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거의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되찾아온 존재가 외규장각에 보관했던 조선 왕실 의궤다. 조선 시대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만든 곳이 규장각(奎章閣)이었다. 외규장각에 보관한 의궤(儀軌)는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을 줄여서 만든 단어다. 과거 국가와 왕실의 기본 의례를 규정한 의례서를 가리킨다. 요즘으로 치면, 국가에서 벌이는 각종 행사에 대한 공식 의전 매뉴얼로서 '정부의전편람' 정도로 이해하면 쉽겠다.            


의궤. 반차도(班次圖) 국가 의례에 참여하는 문무백관 및 각종 기물 등 행사 장면을 묘사한 기록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조선시대 다섯 가지 의례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학창 시절 한국사 과목에서 떠올리면, 조선 시대의 다섯 가지 의례에 관한 저술서 정도로 기억이 아득했다. 궁금해서 바로 찾았다. 이럴 수가 기억이 맞았다. 글자 그대로 국조(國朝)와 오례의(五禮儀)다. 조선 전기(1474년)에 편찬한 예서로 다섯 가지 의례를 규정한 책이다. 오례(五禮)라고 부르는 다섯 가지 의례란, 길례(吉禮), 가례 (嘉禮), 빈례 (賓禮), 군례 (軍禮), 흉례 (凶禮)를 말한다. 요샛말로 '제사, 혼례, 장례, 의장 사열, 외빈 접대' 등에 관한 진행 절차와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각종 의례를 하나로 묶어 완성한 결과물이다.


2021 정부의전편람에서 총 8권 6 책으로 구성된 국조오례의 사진 참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의전 매뉴얼'이 이미 존재했다.

행정안전부에서 펴낸『정부의전편람』에서 의전이란, 예(禮)를 갖추어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으로써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고 설명했다. 즉 공식적인 예절이 의전이라는 말이다. 또한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는 의전이란 타인에 대한 상식과 배려를 바탕으로, 국가 간의 관계 또는 국가가 관여되는 공식행사에서 개인 및 국가가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a set of Rules)을 뜻한다고 명시했다. 아무래도 외교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의전의 뜻풀이다. 추가로 외교 의전에 필요한 방법과 절차까지 자세하게 소개했다. 만약 의전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당장 정부에서 만든 매뉴얼만 활용해도 큰 도움이 되겠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부터 6위까지 누구인지 궁금하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관위장까지 순위를 차례로 매겼다. 정부의전편람에서 살펴보면 법령이 정한 직위 순서를 의전 예우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의전과 경호 역시 직위에 맞춰 예우하게 된다. 또한, 정부 행사에서도 공식적인 의전 순서도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정부나 기업 모두가 현재 직위나 직책을 기준을 의전을 수행하면 큰 무리가 없다.  


[정부의전편람] 정부 행사에서 좌석 배치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참석 행사 사레


대통령 의전을 챙기는 담당자가 일하는 곳을 비서실이라 부른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로 비서실에서 최고경영자인 대표이사의 의전을 챙긴다. 만약 중소규모의 기업이라면 총무나 관리 부서에서 의전 업무까지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도 비서 업무는 대표자를 챙겨서 관련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이 핵심이다. 그래서 조직 업무 전반에 걸친 이해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만큼 대표자가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 올바른 의전을 위한 네 가지 원칙. 

올바른 의전을 위한 네 가지 원칙을 살핀다. 첫째,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기본이다. 둘째, 상대방 위치, 즉 직책(Rank)에 기준을 맞추면 예우하기 편하다. 셋째, 상호 간에 적절한 에티켓을 지키면 과도하지 않게 대응할 수 있다. 넷째, 의전 판단이 어려우면 오른쪽(Right) 자리가 상석이다. 나머지는 행사를 연 주최자(Host)가 알려주는 방식을 따르면 가장 무난하다. 소위 눈치껏 따라 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의전편람] 주로 오른쪽이 상석이다.  앉거나 걷거나 할 때도 순서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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