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강의를 최근에 들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강의를 하시던 강사님께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캔버스를 펼쳐놓고 정형화된 강의를 하셨습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를 들어주셨지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어떻게 작성하였는지와 픽토그램이나 다이어그램으로 표현된 도식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준 것에 불과했습니다.
단순하게 정부지원사업을 받는다거나 대외 용도로 사업계획서에 포함시킬 값이라면 비즈니스 모델은 이 정도의 선에서도 적당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로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석과 검증이 필요합니다. 검증은 디테일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과 분석을 하더라도 3가지 방법을 선택하여 분석을 수행하시면 된다고 이전 글에서 언급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려면,
캔버스 중에서도 어느 부분에 기업이 집중하는가,
어떤 부분을 기업이 차별화된 우위로 시장에 제시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이 매우 중요해지는데 단순히 품질이나 고객관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는 매우 다양합니다. 구글 검색을 통해서 다이어그램화 된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실 수도 있고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 사례는 더욱 다양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사례를 찾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사례를 말씀드리기보다는 본 글의 주제인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에 대해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의 일반적인 사례를 살펴보는 것보다 더욱 유익하기 때문에 이 번 글에서는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에 대해서 정리의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헤게모니. 우리는 글로벌 기업이 다양한 전략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전략화하여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사례는 창업자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데 특별히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기업이 있다면 창업자는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이나 차별점을 더욱 닮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원래 잘 되는 기업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이 창업자들 아닌가요?
'위워크(Wework)'를 잘 아실 겁니다.
빈 사무실을 활용한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모델이었던 위워크는 비즈니스 모델이 독특하다거나 차별 우위가 있다는 강점으로 인해 각광을 받았던 기업이었습니다. 혁신적인 모델로 인정을 받아 막대한 투자를 받았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에게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도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비전 펀드'에 투자를 받은 국내 유명 기업 '쿠팡'이 시장을 어떻게 잠식해나갔는지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타 소셜커머스를 압도하고 기존 유통 시장의 공룡기업이던 롯데마트와 이마트를 위협하고 있는 쿠팡은 월 매출 1조 원대를 기록하며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잠식하고 오프라인 쇼핑 시장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이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면 손정의 회장의 선택을 받은 위워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공격적인 사업 전략으로 매출 신장을 보이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시장을 잠식해 나가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위워크는 의외의 성적표를 보여주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15&aid=0004238502
위워크의 실적 부진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일어났습니다. 여러 언론에서는 CEO의 경영 추진력 부족을 언급하고 있지만 사실 위워크의 실적 부진과 투자 매력도 저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에 있었습니다. 위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혁신적인 공유 모델'이 아니라 단순한 '전대차 모델'이라는 평가입니다. 빈 사무실을 매입하여 공유사무실로 쓴다고 하지만 실상 전대차 사업을 하는 임대업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럴싸하다가 아니라 실상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그러합니다.
임대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모델의 변형 방식일 뿐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아닙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차별적인 우위를 헤게모니로 제시하여 시장점유를 높여간다면 일부 시장에서는 헤게모니가 적용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워크의 사례는 기존의 정형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변형하여 차별성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기업의 헤게모니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업의 전략이 '헤게모니'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차별화된 강점을 제시하였지만 왜 헤게모니로 통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성으로 제시된 것이 신기술에 기반한 '기술적 차별성'이라거나 사업모델이 독특한 '모델의 차별성'이나 말 그대로 '혁신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막상 기업을 잘 살펴보니, 신기술이 필요한 사업도 아니고 모델이 독특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혁신성을 찾기에는 부족한 모델이라는 뜻입니다. (빈 사무실을 빌려서 다시 공유사무실로 쓴다고 한들 전대차와 정말 다를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말이죠.)
코워킹 스페이스의 혁신성이 길을 잃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매출이나 수익 수준보다 향후의 미래가치가 높아야 하는데 이렇게 혁신성이 낮은 기업은 후발주자의 위협을 받기 쉽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그동안 시장점유 확대를 위해, 매출 신장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던 위워크는 IPO를 앞두고 투자매력도를 잃게 되면서 현재는 파산의 길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임대사업이었을까요?
공유 사무실이라는 공유 경제의 선두주자 역할이었을까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어떤 장치가 차별화되었나요, 아니면
신기술이 적용된 독특한 어떤 무엇이 있었나요?
저는 위워크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창업시장, 스타트업의 성장가도에 있어서 창업자가, 기업이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시장 전체가 소비자로부터 제한적인 선택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http://www.investchosun.com/2019/11/07/3243161
위워크의 파산 위기가 주는 '공유사무실 시장에서의 헤게모니' 부재는 다른 유사 모델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그야말로 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잘못 살펴보면 혁신성도 없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만한 헤게모니가 없는 '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시장의 헤게모니는 '편리한 금융 서비스'입니다. 송금이나 조회가 간편할수록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기 때문에 소비자는 편리하고 편의성이 높은 서비스를 더욱 이용하게 됩니다. TOSS와 카카오페이가 선전하는 이유는 정말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간편하며 쉽습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9110543431
뱅크 샐러드의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뱅크 샐러드가 성장하고 있는 이유도 전적으로 핀테크 시장의 전반에 흐르고 있는 헤게모니인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리나 편의'는 기업에 따라 다르게 제시될 수 있습니다.
A기업은 모든 기능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강점을 제시할 수 있고
B기업은 송금이나 조회 절차의 편의성을 강점으로 제시할 수 있으며
C기업은 최적화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성을 높여 이를 강점으로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A, B, C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사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상 각 기업이 제시하고 있는 '차별성'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시장 전체에 제시하고자 하는 헤게모니는 동일합니다.
창업자는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창업자가 비즈니스 모델에서 기업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시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기존에 형성된 시장에서 헤게모니가 제시되고 있다면 헤게모니를 추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기존에 형성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분야로 기업이 진출해야 한다면 헤게모니를 새롭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