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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Nov 27. 2017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

리워크 컨퍼런스 2017 :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의 조직 

어제는 리워크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리워콘은 일의 전환,실험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곳에서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이라는 주제로 우리 이야기를 공유하고 왔어요.


리워콘 : '전환,실험,노동'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닷페이스는 작년 10월에 법인 설립을 하고 이제 첫 돌을 맞이한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보통 '콘텐츠'를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닷페이스라는 '조직'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서 참 좋았습니다.


닷페이스의 구성원 대부분에게는 이 곳이 인생의 '첫 직장'(정규직으로..) 입니다.

마감 압박, 기록자로서의 압박, 스타트업으로서의 성과 압박. 닷페는 이런 어려움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는 개개인이 '시키는 일을 하는 회사원'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을 만들고 서로의 성장욕구를 키워나가는 과정이 우리에겐 '생존의 길'이라 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내놓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성장 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함께 좋은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그 자체도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그 과정에 대한 회고입니다. 



회사는 [네모]하는 곳이다? 


회사는 [네모]하는 곳이다,라고 했을 때

보통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저는 이런 말들을 들을 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감정 표현을 하면 안될까요? 일은 감정을 배제하고 해야하는 것일까요? 일 와꾸를 잡아놓고 사람을 데려다 쓰면 정말 일이 '이루어지나'요? 


닷페이스 이전, 그렇게 생각하고 했던 시도들에서 저는 여러 실패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프로젝트 자체의 실패는 아니었지만 결국엔 실패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일이 사람을 쓰고' 끝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닷페이스의 구성원들은 명함에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적어넣는데요.

장피디님 명함에는 '사람이 하는 일' 이라는 문구가 들어가있습니다.

가끔 일에 좇기는 느낌이 들 때, 혹은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문구를 생각하게 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건 사람이 하는 일.이어야 하는 거죠. 

사람의 생각과 정성과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들어가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되는 때, 우리가 마음을 쏟지 못하고 메시지를 기계적으로 전할 때. 

그런 순간을 저는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에 '습관'을 새겨넣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깨닫습니다.

말은 금세 흘러가니까요. 



닷페이스 조직의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딴 얘기로 들어가면,

닷페이스는 어떻게 모였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여러 경로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었지만 

같은 팀이 되어주길 제가 권유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반했던 건 이런 마인드였습니다. 



뭔가를 할 줄 알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야매로라도, 

어떻게든 

시작하는 모습이 좋았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고싶었고

그런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누워서요....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


요약하자면 네 가지입니다. 

1. 세상에 하나뿐인 콘텐츠 창작자가 되기 

2. 잘하고 싶은 건 확실히 잘하고 싶다고 못하고 싶은 건 확실히 못하고 싶다고 말하기

3. 회고- 솔직하게 취약함 말하기

4. 서로에게 배우기 



닷페이스에서 좋은 점이 뭐냐, 힘든 점이 뭐냐 라고 했을 때

두 질문 모두에서 같은 답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꾸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물어보고 알려고 한다는 건데요. 



저는 닷페이스도, 우리도 어떤 '필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크게는 우리가 이 미디어를 통해 공동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작게는 그 사람을 통해 우리는 질문하고 그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보는 것이잖아요. 

에디터도, 필름메이커도,디자이너도, 개발자도 모두 그렇구요.


특히 에디터는 그 사람의 질문 방식 같은 것이 콘텐츠에 녹아날 때 좋은 콘텐츠가 되는 것 같아요. 질문을 하나 던지고 문제를 파헤치는 타입인지, 대화를 통해 누군가에게서 재밌는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인지, 혹은 센스있게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잘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저는 닷페이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디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자기의 이야기 방식과 자기가 발견하고 싶은 스토리를 잘 알고 발견해내는 사람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첫 번쨰가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를 잘 발견해내기 위한 원칙이라면

두 번째는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팀으로 일할 때 

그 욕구를 옆에 있는 동료가 알도록 하기 위한 원칙입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분기별로 합니다. 



아래는 그 예시인데요.

여섯가지 축의 기준은 본인이 자유롭게 설정합니다. 

저는 개인 자원 분배와 조직 자원분배를 잘 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하고 싶다고, 나는 이런 부분에 성장욕구가 있다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벌리는 건 잘하지만 체계화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더 나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이것은 모모상의 기록.  자세히 보면 '촬영과 편집' 같은 분명한 기술의 영역도 있고,

'상상력,기획력' 같은 추상적인 말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기의 판. 곤조와 좋은 질문력 같은 부분이 눈에 띄고, 

좋은 동료로서 '피드백 력'을 높이고 싶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걸 하다보면 자신의 일에서 자기가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료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무엇을 내가 도울 수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회고 문화에 대한 것입니다. 

첫번째가 성장하는 개인주의자를 발견하고

두번째가 서로의 성장욕구를 알고 돕는 것이라면

세번째는 그러한 과정에서 실패했을 때, 그 실패를 개인의 경험이 아닌 조직의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원칙입니다. 


저는 회의가 어영부영 끝났을 때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가장 절망스럽습니다.

솔직하게 이렇게 말해줄 때 가장 신이 납니다. 



저는 조직이 죽는 건 서로 솔직해지지 못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지 못할 때.

그렇게 되면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터놓게 되고 일부만 그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됩니다. 

또는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게 되거나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아 일은 산으로 가고 서로의 우애만 돈독해질 수도 있죠. 저는 그런 것이 싫습니다. 


우리는 솔직하게 회고하고, 솔직한 회고를 한 다른 동료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논의가 길을 잃으면 멈추고, 다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회고는

3인 이상이 모여서 일을 할 때면 필수로 해야합니다. 



이렇게 회고를 하면 모두가 접근 가능한 형태로 기록으로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것으로 끝날 수 있는 무형의 경험을 조직의 경험으로 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회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잘 배우고 잘 도움 받는 것을 문화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례로 내부에서 펫츠라고 이름붙인 '내부 스터디'가 있습니다. 



내부 스터디라는 게 엄청나게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20분/40분 과정으로 서로에게 배우고 싶은 것을 요청하고

상대가 수락하면 진행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주제는 다양합니다.

인터뷰를 잘 하는 동료에게 인터뷰에 대해 듣습니다.

음악을 잘 고르는 동료에게 음악에 대해 배웁니다.

선거보도 주의사항을 공유하기도 하고,

홈바리스타도 배웁니다. 

팀 안에서 함께 스터디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하고요. 



조직심리학에서 '잡크래프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크래프팅이라는 것은 조각하다, 세공하다라는 뜻인데요.

제가 학부에서 배울 때는 어떤 직무를 세세하게 조각한다는 뜻의 이야기였던 거 같아요. 

일을 하는 의미 자체를요. 



펫츠를 하면서 느끼는 건 프로는 사소한 걸 신경쓴다는 겁니다.


각자 자기 일을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다릅니다.

음악을 잘 다루는 사람은 음악을 고르는 일을 콘텐츠 구성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영상을 똑같이 찍더라도 장인처럼 찍는 사람은 구도와 톤과 호흡, 

세세한 것들을 잘 합니다. 


그에 따라 일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요. 

실용적인 배움도 있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배우는 부분도 큽니다. 



우리는 서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어하지만 

아무말 보태기는 지향하지 않습니다. 낄끼빠빠를 알고 자기 일의 범위를 분명히 하도록 노력합니다.



이게 궁금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기 워크샵이라는 건 회사에서 나름 큰 행사니까요.


워크샵 중 '이야기 주제'로 공유했던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네 가지입니다. 



우리가 잘하는 걸 잘하자,라는 건

사실 우리가 못하는 건 하지말자 혹은 안 해도 돼

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제가 첫번째였고요.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두 번째 주제입니다.

이 때 나온 이야기에서 슬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

'돈을 못벌어서 망하는 것도 있지만 돈을 벌어서 망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돈만 벌고 의미 없이 살아남는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왜 이 일을 지속하고 싶은지, 그 이유와 살아남는 방법이 일치하기 위한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현재 역할과, 바라는 역할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을 때를 고민해봤습니다.


구글에서 일한 사람은 이런 느낌이던데

다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느낌이던데 

이런 게 있잖아요.


닷페이스는 어떨까. 

한마디로 닷페이스의 인재상입니다.


우리는 이런 동료와 이런 문화를 가지고 일하고 싶습니다. 



닷페이스를 1년 동안 하면서 배운 것 


딱 한 살 된 회사. 

이 회사를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웠지만

유덕님이 정리한 글이 좋아 이 글로 갈음합니다. 


왜떄문에 80년대....? 


아래 장들은 

질문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 추가한 것들입니다.

어떨까요?

저는 아직 답을 내리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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