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eol Mar 06. 2024

자, 이제 시작이야 로봇의 꿈은



아크마인드



네이버가 플랫폼 기업의 강점을 살려 로봇에 대한 강력하고 확장성 있는 접근, 아크마인드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본격적으로 로봇의 서비스 요소화에 힘을 더하는 행보로 생각됩니다. 


아크마인드,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전략적으로는 아크마인드가 궁극적으로 네옴시티와 같은 거대한 시스템에서 로봇 제어,관제,웹 어플리케이션 API 제공을 가장 위에서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도시에서 필요한 수많은 서비스에 적합한 로봇을 모두 네이버가 만드는 하드웨어 다양화 접근 대신, 로봇이 활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제공하여 다양한 제조사의 여러 기능을 하는 로봇들이 네이버의 플랫폼 하에서 구동되도록 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멋지고 거대한 선언 뒤에는 네이버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여러 기술과 접근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와 PM의 관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그리고 앞으로 더 탐구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로봇, 서비스의 식구가 된 것을 환영해


지금까지 제가 아는 범위의 로봇들은 소규모의 물리적 영역에서 개별 객체가 높은 독립성을 가지고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로봇 청소기나 생산 로봇, 식당에서 서빙하는 로봇들이 떠오르는데요, 이 로봇들은 개별 식당이나 집, 공장에서 사전에 기획된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높은 독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로봇은 사전에 주입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닫힌 계 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로봇은 대규모의 열린 시스템에서, 마치 디스플레이 속의 UI 요소처럼 서비스를 수행하는 하나의 객체로써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 내 물건 배달을 위한 로봇은 로봇 자체의 행동 뿐만 아니라, 배달 엔드포인트의 사용자를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로봇의 상태를 관제하는 웹 서비스, 건물의 문이나 엘레베이터 같은 물리적 객체의 조작 시스템과 모두 어우러져 "배달"이라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열린 계에서 다양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가기 때문에 유연하게 여러 종류의 서비스를 맞춰 제공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 지향적인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모두에게 복잡하고 도전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로봇을 거대한 서비스 생태계의 일부로 통합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호환성과 확장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아크마인드'는 이러한 미래 요구를 만족시키고자 등장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봇 개발과 연계 서비스 개발을 쉽게




미래의 로봇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성 요소와 연계되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용자 경험을 개발하는데 있어 호환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면 카페의 태블릿에 커피 주문이 보여지고, 제조가 완료된 커피를 주문자의 이름이 표시된 로봇에게 맡겨서 주문자가 있는 사무실로 향하는 엘레베이터를 타야합니다. 만약 이 모든 요소를 각기 개발하고 한데 모아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낸다면 (1) 일단 각 요소를 개발하는데 굉장한 개발 리소스가 필요하고 (2) 복수의 마이크로서비스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3) 업데이트나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3)의 예로는, 로봇의 적재 공간에 여유가 있을 경우 둘 이상의 사용자의 커피를 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업데이트를 하려면 각각의 마이크로서비스 개발 주체들간의 높은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시간을 초래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크브레인은 로봇과 주변 구성요소의 작동을 웹 플랫폼 기반의 로봇 전용 OS에 모아 높은 호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기존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인증, 페이, 카페, 장소,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으며, 모터, 수납공간 개폐, 상태 표시 LED같은 직접적인 로봇 하드웨어 제어를 API화 하고 로봇 작동에 필요한 AI 모델 역시 API화 하여 제공합니다. 이는 로봇 서비스 사이클의 구성 요소들이 하나의 단일 환경에서 개발될 수 있도록 하여 각 구성 요소들이 여러움 없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에 더해, 이미 개발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효율성과, 손쉽게 다양한 서비스의 구성을 조합해 볼 수 있는 확장성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ROS 개발을 겉핥기로 경험한 것을 떠올려 보았을 때, 굉장한 진입장벽이 있다고 느낀 로봇 하드웨어 제어 부분을 API화 한 것이 아크마인드가 로봇 전용 OS로써 강점을 가질 수 있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로봇 서비스 디자이너의 새로운 지평


아크마인드를 통해 로봇 서비스 개발 관점의 허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시도와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자의 풀이 넓어지고 결과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로봇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비스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기술적으로 융합하는 것의 어려움 만큼, 디자인 관점에서 이들을 융합하는 과정의 도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가 웹/앱-로봇-주변환경으로 이어지는 사용자 경험을 매끄럽게 일괄적으로 구성해 나갈 수 있을지, 각 구성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프로토타이핑하고 평가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는 아직 발전의 영역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크마인드의 생태계가 이를 구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이 부분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이를 구현해보기 위한 기술적인 기반들과 도메인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로봇이 서비스의 구성요소로 작동할 환경을 XR, VR 기반으로 구현해 로봇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 구성 요소들을 배치해보고자 합니다. 구성 요소들을 각기 프로토타이핑해서 전체적인 작동을 상상해보는 것 보다는, 서비스가 운영될 계(system)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통합된 경험을 체험해보는 것이 디자인 과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하드웨어의 특성상 프로토타이핑 과정에서 업데이트와 변경이 어려운 로봇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것은 아주 큰 이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기한 점은 이 과정이 마치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작동할 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객체와 다양한 구성요소들간의 상호작용을 디자인 한다는 점에서 게임 디자인 과정의 배움들과 경험들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Generative AI의 디자인 영역에서의 활용 역시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미시적으로는 하드웨어 그 자체, 거시적으로는 로봇이 포함된 전체 시스템과 사용자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평가하는데 Generative AI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2) 두번째는 Generative AI 자체가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을 가지고 HRI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AI 도메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가능성과 제약등을 알아가고자 합니다.



마치며


어찌된 일인지, 인스타그램에서 네이버랩스 광고를 접한건 처음이였는데요, 무언가에 홀린듯이 아크마인드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들 그 너머에 산업의 선구자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작은 틈새로 엿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상하게 심장이 뛰고 뭔가 솟구쳐오른 덕에 부족하지만 열정을 담은 글로 생각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저의 삶을 거쳐온 모든 경험들이 교훈과 자산이 되었고,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스스로가 열정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작가의 이전글 너 자동차 좋아하지 않아? 웬 로봇? A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