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Mobility - Vol. 2
초연결성을 대변하는 각종 신기술과 새로운 서비스·플랫폼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오늘날 사회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과도기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산업 전반에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강제되면서 더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산업에 일어난 변화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기·수소차 같은 친환경 차량이나,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퍼스널 모빌리티 등 차세대 이동수단을 개발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차량, 드론, 로보틱스가 주목을 받으며 여객·화물 운송업 도입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서비스 영역에서는 다양한 이동수단의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MaaS 플랫폼, 차량과 다른 개체를 연결해주는 커넥티비티 서비스가 이동과 관련한 새로운 편의 수요를 창출해냈습니다.
이렇게 산업 규모가 커지고 이해관계자가 늘어날수록 인류는 기술과 기계에 더 중요한, 더 많은 판단을 맡기고 의지하게 되겠지요.
모빌리티 기술 혁신이 무조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사람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가져다줬지만,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관련 인프라나 법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을 제공함에 따라 이용자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공유 퍼스널모빌리티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전동 킥보드는 매년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탑승 연령, 면허 규제, 전용 도로 및 거치대, 최대 속도, 태풍 대비, 안전장비 의무 착용 강제 등 뒤늦게 관련 정책 정비에 나섰습니다. 실제 고객 이용행태를 올바르게 예측·파악하지 않은 채 기술과 서비스만 결합한 탓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차량호출·길찾기·배달 등 일상적인 모빌리티 서비스가 빠르게 디지털화됨에 따라 고령자와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면서 디지털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이 시니어 모빌리티 시장을 서둘러 형성하려는 이유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나 ‘타다’와 같은 서비스 플랫폼의 등장이 수축사회를 초래하며 기존 운송·물류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는 가치가 없습니다.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 상품·서비스를 기획할 시에도 뛰어난 기술과 차별화된 기능을 찬양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훗날 돌이킬 수 없는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연민, 공감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을 돕는 기술을 넘어, 인간과 공존하는 기술로 이루어진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김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