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 관계의 단절을 초래했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지향하게끔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언택트 산업의 급부상과 함께 산업 전반에 모바일 앱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다양한 성격의 커뮤니티가 탄생했죠.
Photo by Benjamin Sow on Unsplash
실시간 유저 리뷰를 매개로 한 <배달의민족>, 집 사진 및 영상을 매개로 한 <오늘의집>, 중고거래를 매개로 한 하이퍼로컬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마켓>까지.
오늘날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위 플랫폼들은모두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자생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익모델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기차 유저를 모으는 원동력, 정보와 커뮤니티
충전소별 상세 정보 및 평가, 유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 앱 (Source: EV Infra)
한편 친환경차 수요가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에도 커뮤니티 플랫폼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관점에서 초기유저를 유입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유인책은 ‘전기차 충전소 정보’였습니다. 대다수의 지도 앱에서 상세히 소개되는주유소와 달리,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별도의 앱에서 다뤄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전기차 유저 필수 앱’을 표방하는 <EV Infra>를 필두로 수많은 충전소 앱이 등장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충전소 앱이 ‘충전소 검색’과 ‘맞춤 충전소 충전’, ‘개방형 오류 신고체계’ 등 기능을 갖추고 있고, 일부는자체 커뮤니티 게시판 운영을 통해 전기차 유저간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게시판을 통해 “밥은 역시 회사밥(회사에서의 충전)보다 집밥(주거지에서의 충전)”, “집밥이 생겼습니다” 같은 그들만의 언어를 주고받으며 해당 플랫폼과 커뮤니티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유저의 충전 경험과 맞닿아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유저가 자발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다른 유저들과 나누는, 일명 플랫폼 비즈니스의 네트워크 효과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에서도 나타납니다. 전국 충전소의 위치, 충전 속도, 실시간 사용 상태 등 기본 정보로 초기 사용자층을 모으고, 개개인의 유저가 남긴 충전소 관리 상태 및 충전소별 평가는 더 많은 유저를 유인하는 데 기여하죠.
연간 약정 주행거리 내 충전량·횟수를 무제한 제공하는 SK렌터카 'EV 올인원' 상품 (Source: SK렌터카)
이처럼 ‘전기차 충전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성장하면서 충전 활동을 매개로 한 파생 사업의 기회 또한 커졌습니다. 이제 플랫폼 운영사는 유저의 현 위치 기반 지역 광고부터 거주 지역 내 충전소를 무제한 이용 가능한 구독 서비스, 카드사 등 다른 산업과의 제휴 상품 출시까지, 다양한 수익모델을 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중 연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오픈을 앞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예고하며 플랫폼 영향력이 한층 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EV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
다가오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는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이 주도했던 시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이는 비단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인한 넓은 실내공간 때문이 아니라, 충전 서비스 이용을 위한 모바일 앱 활용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커뮤니티 초기 형성 단계부터 앱 기반 데이터 관리·활용 및 서비스 연계체계를 구축해온 만큼 추후 사업 영역 확장에 유리하겠지요. 유저들에게 보다 스마트한 서비스와 가치를 선사하는 기회의 장이 될 전기차 생태계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글 김다은
이 칼럼은 이노션 월드와이드 모빌리티사업팀에서 매 분기 발행하는 <Beyond Mobility>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