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nyx Sep 03. 2020

01. 버전 2.0을 기획하다.

데스벨리 버티기

7월 16일, 8개월동안 개발한 1.0버전을 출시했다. 첫 타겟 국가는 베트남, 태국이었는데, 첫 2주간의 총impression은 5만이 넘었고, iOS, Android 전부 5000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등 생각하지 못했던 국가들에서의 impression도 꽤 있었다.  유저수는 매일 1,000%가 넘게 증가했다.


버전 1.0은 게이 데이팅 서비스 였다. 대표적인 게이 앱인 Grindr, Blued의 연매출은 천억원이 넘으며 (2019년 연매출이 각각 $300m, $107m 정도라고 한다.) NASDAQ에 상장하고 수천억에 구주매각을 하는 등의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다른 일반 데이팅 앱과는 달리 경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니치마켓을 타겟팅한 데이팅 앱을 개발하던 우리는 게이 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게이 앱들은 전반적으로 즉석 만남을 위한 가벼운 분위기로 일관되어 있었는데 Tinder의 대항마로 런칭된 Hinge의 성공을 벤치마크 하여 '소수자들 역시 진지한 연애를 원하는데 왜 Hinge 같은 서비스가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진지한 연애를 위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 모교에는 큐이즈 라는 규모가 꽤 큰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던것으로 기억하여 에브리타임과 스누라이프에서 엄청나게 많은 비추를 받으며 수십명의 소수자 동문들과 인터뷰를 나누었다.(그런데 큐이즈 회원 분들은 안계셨던 걸로 앎) 여러가지 나름 심층적인 서베이를 실시하였는데 88%의 긍정적 반응이 있었고 예상외의 인사이트들도 생겨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부생때 시도한 4번의 창업 실패로 얻은 인사이트는 사실 별거 없었다. 성공하는 공식 같은건 당연히 알 수 없었고, 망할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 정도는 생겼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업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진지한 게이 데이팅 앱' 이라는 주제에서 나는 꽤 매력을 느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이런 테마의 게이 앱은 전혀 없었다. 그나마 하나 있던 'Chappy' 라는 앱은 2년만에 Bumble에게 M&A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 테마에는 확신이 있었다. Hinge, Chappy, 튤립(한국앱), Bumble, the League 등, 우리와 테마가 비슷하거나, 글로벌로 성공한 앱들을 레퍼런스 삼아 개발을 완료했다.


분명 이 앱은 위처럼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결제율이 말 그대로 $0. 소소한 광고 매출정도는 나왔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너무나 달라서 잠시 패닉상태가 되었다. 해외 광고를 뿌리는데 꽤 많은 돈이 들었고, 며칠 안되서 수천명의 유저를 유치하는데 걸린 금액 또한 무시할수 없었다. 매출 0원 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가 분명 시장에서 인정 받을것이라 확신한 모델이 결국 월 $10불도 지출하고 싶지 않은 서비스 였다는 것. 2주동안 마케팅을 돌리면서 유저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CMS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유저들이 혹시 Dummy는 아닐까, 마케팅 호스트가 Ad Fraud 를 쓰는게 아닌가 하여 수천명을 한명한명 전부 트래킹을 했지만 그들은 전부 실존하는 유저였다.


빠르게 마케팅을 접고,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막상 찾아보니 UI와 선정 국가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고, 월 구독료와 Signal(Tinder의 Superlike 기능) 결제만으로 지속가능한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다른 앱들과 차별화 될 수있는 기능은 너무 적었고 캐쉬카우가 될 수 있는 feature 또한 전무했다. 두달간의 기획 기간을 가졌고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중에서 꽤 가능성 있는 수익공유형 모델을 기획했고 아마 이번주면 기획이 최종 마무리되며 다음주 부터 개발을 시작하게 될 것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