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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y 14. 2023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Part. 3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각 공간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감정과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은은한 광륜을 지나 조상의 목소리란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 공간에 다다랐다. 이 건물의 최상층인 3층이다. 여기서 맞은편 건물로 이어진 다리를 통해 나머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볼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 지체되었다.




내가 간직하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목소리


각 나라는 토착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고유의 풍습, 습성, 성격, 문화 등을 간직하고 계승했으리라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듯하다. 다만, 침략과 개발 원주민들에 대한 탄압 등으로 그들이 설 자리나 보금자리가 강제로 이주 및 없어지는 경우는 세계사를 보면 익히 알 수 있다.

그런 탄압과 핍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역사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그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알리고 싸우고 있다. 그들 조상부터 내려온 목소리를 이어 지금 현대에 와서는 후손들이 그들 목소리를 자신들의 입으로 내어 알리고 있다. 역사의 목소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닌 그들 자손, 후세대에 끊임없이 이어지고 전수되어 왔다.


우리도 가까이 생각만 하더라도 일제강점기 조상들의 3.1운동의 목소리가 아니었으면, 지금 현대에 우리가 우리 언어로 이렇게 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건 하나의 근간이 되어 깊이 박혀 넓게 뻗어나가는 건강한 나무의 뿌리처럼 우리 몸 곳곳을 지켜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조상들이 내뱉었던 역사의 목소리들을 잘 간직하고 이어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조상의 목소리




여기 조상의 목소리를 진행하는 공간에는 관객참여프로그램(Audience-Participat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1세대 실험예술작품 연계로 김구림, 이건용, 이승택 작가의 실험예술을 직접 체험하면서 작품에 조금 더 가까이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체험 활동이다.


또한, 우리나라 작가뿐 아니라 타렉아투이 작품 연계<소리와 진동 워크숍>도 진행하니 방문 전 미리 확인 후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유일하게 이 공간에서 밖의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리 공간이 커도 사방이 다 막혀 있는 공간을 오랜 시간 있으면 답답할 수 있는데, 3층의 통창이 있는 공간으로 전시에 집중했던 마음을 한 템포 쉬어 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디아스포라


현대의 우리는 내가 태어난 고향, 또는 나라가 아닌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타국에서 터전을 만들고 사는 일이 낯설지 않은 일 중의 하나이다. 다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붙어서 그 민족성을 간직하고 계승하면서 살고 있다. 다른 나라에 있어도 내면, 뿌리부터 갖고 있는 성향을 지키고 살고 있다.


하물며, 내 의지가 아닌 타의로 나의 터전에서 쫓겨나 머나먼 나라에 강제로 이주당한 고려인들은 어떠했을까? 민족의 독립을 위해 러시아에서 독립항쟁했던 고려인들, 나라가 독립된 이후에도 돌아오지 못 한 체 머나먼 타국에서 옛 고려의 말과 문화를 이어오면서 민족성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던.... 아마 자신들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더라면 우린 진정한 독립을 이루었을까? 나와 이 글을 읽는 모두.....


광주비엔날레는 예전부터 작품 수준이 높고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아마 조금만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야 그 깊이가 깊지 않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또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보다 보니 그렇게 견문이 넓지 않았었지만, 이번 전시를 보면서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광주비엔날레의 작품들이 어떤 주제로 어떤 작품들이 선보일지 벌써 궁금하기 시작했다.

 


일시적 주권






애써 외면하려 했던 삶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꺼내 보인 느낌이었다. 이 전시는 단순히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그들이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려는 듯 거칠면서 섬세하고 투박하면서 부드러웠다. 마치 이 전시의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라는 말이 떠올릴 만큼 말이다.


현생을 사는 나는 지금도 수시로 외면하고 나와 관계하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무시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는데, 그렇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이어가려 했던 과거의 수많은 선택으로 지금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마음속으로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 종종 부끄럽지 않은 삶, 착하게 사는 삶, 좋은 사람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하는데.... 이 모든 것들보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 주제 하나만 남겨두었다. 이렇게 길게 쓸지는 몰랐는데, 막상 생각나는 걸 주저리주저리 적다 보니 내용이 많아졌다. 조금은 산만하고 개인적인 견해가 강하기에 어쩜 작품 주제들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갖고 얘기한 것들도 많을 텐데 그래도 그 부분도 하나의 후기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글을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글을 쓰기에 매번 부족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이 공간은 내가 생각한 것들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기에 조금은 뻔하고 지루한 내용일지라도 남겨놓게 되었다. 그럼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마지막이 야기로 조만간 다시 만나기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알아두면 좋은 정보!!!

( 매 회차 글마다 반복해서 들어갈 예정입니다. )


이번 14회 광주비엔날레에는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비엔날레전시장뿐 아니라 주변 박물관, 미술관 등 다양한 곳과 함께 연계해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찾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곳에 바로 신청할 수 있는 링크도 첨부하게 되었다.



공공프로그램 신청



필독!! 초등학생, 중학생을 위한 참여프로그램!!

( * 단체 참여도 가능합니다! )


14GB 배움과 체험(Learn & Experience)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체험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즐거운 전시관람 경험을 제공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교육적이고 창조적인 영감을 주는 프로그램, 가족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창작워크숍을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고자 합니다.


어린이(초등학생), 청소년(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시를 그저 먼 발치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워크북과 함께 각 작품을 감상하고 경험하면서 작품들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더 와닿을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입니다.!

워크북을 아기자기한 동화 느낌의 일러스트책자로 제작하여 소장용으로도 좋고, 작품별로 함께 사용할 부록과 스티커 굿즈 등 혜택 등이 있습니다.!!

그렇게 지금 초반인데도 참여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요!! 그러니, 주저 말고 빠르게 신청하고 참여하시는 분들이 승자입니다!!



14GB 배움과 체험 신청(초등학생, 중학생 대상)



• GB예술탐험대

- 일시: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10:00(어린이_초등학생) / 14:00(청소년_중학생)

- 장소: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 및 전시관 일대

- 참여대상: 어린이_초등학생, 청소년_중학생(매회 15~20명 내외)

- 주요활동: 전시관람 및 체험활동(어린이/청소년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석한 결과물 제작: 전시캡션 다시쓰기/ 작은전시 기획하기)


• 손이 움직이는 시간

- 일시: 전시기간 중 매주 일요일 10:00(어린이_초등학생) / 14:00(청소년_중학생)

- 장소: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 및 전시관 일대

- 참여대상: 어린이, 청소년(매회 15~20명 내외)

- 주요활동: 전시관람 및 체험활동(목판화찍기/직조공예)


‧문의: 062-608-4341(광주비엔날레 교육행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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