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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니 Oct 26. 2023

나를 위한 투자, 이 정도는 괜찮잖아?

오감(五感) 만족으로 내 삶에 활력소 찾기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고로 나에게 온전히 주어진 하루는 꽤 길지 않다.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지만 둘째 아이는 이제 막 돌을 바라보는 나이로 가정보육 중이다.

나에게 주어진 완전한 내 시간은 둘째 아이가 낮잠을 자는 약 2시간가량.

처음엔 그저 밀린 집안일 하랴, 아이 반찬, 이유식 준비하랴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그러고 나면 정말 둘째 아이가 일이 끝난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눈을 떴다.

또다시 나는 둘째 아이와 육아를 시작하고, 오후 4시가 되면 첫아이를 하원시키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하루는 정말 알차게 흘러갔다. 단 10분도 허투루 쓰지 않은 것 마냥.


그러다 문득


내가 내 얼굴을 들여다본 지가 언제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잘 키우는 엄마는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쉽게도 스스로를 돌보는 나는 거기에 없었다.



바로 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그래서 나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나를 돌보기 위해





오늘은 내가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나를 위한 투자를 말해보고자 한다.

절대 거창한 것도 큰 준비가 필요한 것도 없다.



1. 아이 낮잠시간엔 좋아하는 음악 듣기 (청각 자극)


아이들이 활동하는 낮시간엔 뽀로로 노래, 아기상어 노래 등 흘러나오는 동요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기에 정신없다. 가끔은 율동도 함께 해준다.

사실 동요는 내 취향이 아닌데 말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쳐왔다. 여전히 피아노 선율을 들으면 마음에 안정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엔 항상 피아노 음악을 틀어놓기로 했다. 귀가 열려있든 닫혀있든.

그것만으로도 나를 위한 시간이 완성되는 기분이니까.




2. 룸 스프레이로 기분 정화하기 (후각 자극)



몇 년 전 선물로 받은 룸스프레이가 먼지가 쌓인 채 선반 한편에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언제 어느 시점에 뿌려야 할지 몰라 묵혀둔 것 같다. 손님이 집에 방문하는 날 한 번씩 뿌리는 정도..? 그렇게만 룸스프레이와 인사했던 것 같다.

이제는 거실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수시로 뿌린다. 괜스레 핫한 편집샵에 와있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 좋은 음악과 함께 노트북을 켜 글을 쓰면 성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은 뽀너스..)




3. 맛있는 음식 먹기 (미각 자극)




인간은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할 만큼 우리에게 식(食)이란 중요하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 '일단 먹고 하자.'


먹고 싶은 음식을 당장 만들 수 없다면 시켜 먹으면 된다.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이던가 배달의 민족!

배달도 안 되는 음식이라면? 남편 찬스 엄마 찬스

내가 먹고 싶다는데 안 돼라고 할 가족 몇 없다.. 그 돈 아껴도 부자 되지 않더라.




4. 육퇴 후 남편과 밤산책하며 오늘의 달 안부 묻기 (시각 자극)



너무나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은 8시 전후면 잠에 든다. 그리고 아침까지 쭉 잔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아이들의 수면패턴이 고정되니 점점 대범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편과 같이 아파트 1층에 분리수거를 하러 나가기, 그다음엔 잠시 편의점 다녀오기, 그러고 나니 밤산책하기 등등

물론 이 모든 건 집안에 CCTV가 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당장 달려갈 수 있으니.

단 몇 분의 시간이라도 밤공기 쐬며 남편과 나란히 걷는 동네가 왜 이렇게도 예뻐 보이고 여유로워 보이는지.

유모차 없이, 아이 짐 없이, 아이 손을 잡지 않아도 되는 가볍게 걷는 그 길.

늦은 밤이 되어서야 주변을 돌아보고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그 시간. 오늘의 달과 인사하는 이 시간.

이 시간만큼은 절대 잃을 수 없다.




5. 잠들기 전 족욕(파라핀)하기 (촉각 자극)


아이 둘을 연이어 낳았지만 다행히도 큰 산후풍 혹은 후유증은 맞지 않았다. 다만 손목을 자주 쓰면 저리거나 아린 느낌은 조금씩 있다.

얼마 전 이런 나에게 딱 필요한 선물이 들어왔다.

파라핀

파라핀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손가락, 손목 통증에 제격.

파라핀이 있기 전엔 가끔 남편과 함께 족욕을 하거나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기도 했다.


모든 일과가 마무리된 늦은 저녁 시간 잠들기 전.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물로 손과 발을 담그면 오늘 하루도 나 참 고생했구나, 잘 지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게 된다.






주부이든,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내며 살아가고 있다.

가끔은 내가 이 일을 하는 저의가 뭘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정답은 항상 "더 잘 살고자."에 있었다.

매일이 정신없이 흘러가겠지만 그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조금은 나를 위한 투자를 해보자.


앞서 내가 언급한 나를 위한 투자 (오감자극)는 모두 실천한다고 한들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들이다.

우리에게 한 시간의 여유도 없진 않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생활을 돌아보아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점심시간에 이어폰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학생이라면 지하철에서 영어 리스닝대신 단 20분이라도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보자.

그리고 얼른 좋아하는 향을 찾아서 룸 스프레이를 준비해 보자. 대접받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한 투자, 이 정도는 괜찮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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