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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니 Jul 23. 2020

여자 혼자 인도를?

현실판 김종욱 찾기 Ep.1




  - 정신 차려, 어딜 가겠다는 거야?


- 수정아 살아서 돌아와.


- 수정인 못 말려. 하고 싶은 만큼 하라 그래.


- 그래 잘 생각했어. 후회 없이 다녀와.






2014년 1월. 어느 추운 겨울날.

23살의 당찬 여대생은 배낭 하나 어깨에 메고 그 위험하다는 인도로 떠났다.



조그마한 등을 한가득 차지한 배낭(Feat. 인도에서 나의 모든 것)






도착한 인도는 모든 게 달랐다. 





일단 너무너무 더웠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은 지금 너무 추운데 말이다.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었던 난, 부족한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서 인도로 어학연수를 갔다. (사실 명목만 영어 연수였을지도..)



대부분은 인도에서 어학연수를 한다는 자체를 모를 거다. 물론 나도 영어만을 배우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인도를 선택하지도 않았을 거다.



그저 그들의 삶이 궁금했다. 



미지의 세계로만 여겨지는 인도가 너무 궁금했고, 왜 가보지 않은 모두가 두려워하는지, 가 본 사람들은 왜 인도와 사랑에 빠지는지. 그 모든 게 궁금했을 뿐이다.






3개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3개월이었다.







3개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등록한 는 다양한 목적으로 인도에 온 한국인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

평일에는 영어 공부를 하고, 주말이면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근교로 여행을 다녔다.


2~3달간의 달콤하고 꿈만 같던 인도에서의 생활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각자의 삶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또 다른 국가로 공부를 하러 떠나는 이들도 있었고, 워킹 홀리데이를 가기도 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인도의 매력에 빠져 기한 없는 인도 여행을 하기도 했다.


휴대폰 카메라가 신기한 아이들



인도 생활은 생각보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너무 재밌었다.



웬걸, 인도 음식도 입에 너무 잘 맞고 저렴한 물가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우리들에게 축복이었다.

주머니에 3루피(약 47 원)만 있으면 못해도 한국에서 4000원은 하는 밀크티를 마실 수 있었고, 15루피(약 239 원) 면 인도 현지식 난을 먹을 수도 있었다.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원이면 충분한 사치


처음부터 이렇게 잘 즐겼냐고? 물론 아니다.

처음 본 인도 사람의 눈은 너무 무서웠다.

새하얀 흰 동자에 검고 큰 눈동자. 마치 를 겨냥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눈이 마주칠까 땅만 열심히 보고 다녔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던가.

2주, 3주 시간이 지나니 그들을 상대로 릭샤 비용을 흥정하고 있는 나를 대면했다. 차비를 10원이라도 더 깎아보겠다고 말싸움 아닌 말싸움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액수의 문제가 아닌 그냥 자기만족이었던 것도 같다.)


인도 현지 옷을 구입하기 위해 흥정하고 있는 나







보면 볼수록, 말을 하면 할수록 인도 사람들의 매력에 빠졌다.



그들의 입으론 거짓을 말하지만, 눈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으니까. (눈동자 曰: 나 지금 거짓말 중이야.)



누가 봐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어쩜 그리 솔직한 눈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어쩜 그렇게 거짓말을 못하는지.






그들의 순수한 눈동자는 배경, 학위, 겉모습 모든 것을 다 떼어놓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까지 만들었다.







그들과의 행복했던 3개월이 종료되었고, 는 한국으로 곧바로 귀국할 수가 없었다.


넓디넓은 인도의 다른 곳들이 너무도 궁금했다.

그래서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친구와 인도 전역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하루 이틀이 될 여행이 아니었기에 여자 둘이 떠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마음 맞는 남자인 친구(사실상 오빠)도 함께 하기로 했다. (비밀이지만  그 오빠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인도 전역을 돌기 위해선 여러 개의 비행기 표, 기차표, 버스표 등을 예매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우리 셋은 차근차근 우리만의 여행 루트를 만들어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함께 가기로 한 친구가 개인 사정으로 여행을 못 가게 되었다.

말도 안 돼. 비행기까지 다 예매한 상황인데 어떡해 그럼? 나도 포기해야 하는 거야?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평생에 다신 오지 못할 인도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무산되긴 너무 싫었다. 그렇다고 그 오빠와 둘이 떠나는 건 안될 것 같았고.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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