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를 공부하려는 이들을 위한 명리 독학 교과서
명리 공부는 어렵다. 십수년을 해도 인연을 만나지 못하면 제자리 걸음만 하는게 명리 공부다.
내가 명리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린 것만 20여년이 넘지만 머릿속에 이런저런 이론이 가득 차기만 할 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날이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고 단순한 판단조차 하기 어려워졌다. 문제가 뭔지도 모른 채 서서히 명리에 관심을 끊어갈 무렵, 나는 명리 유튜버를 소개하는 유튜버라는 동영상으로 초명이라는 유튜버를 만났다.
나이가 많진 않았지만 열정이 있었고, 깊이 고민하고 진지하게 사주를 공부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내가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하던 부분에도 명확한 자기 주관이 있었고, 이론이 있었다. 부랴부랴 나는 "명이, 나를 지키는 무기 기본편"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고전부터 현대 명리 서적까지 오랫동안 보아왔기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보석이었다. 한 자 한 자 치열한 고민의 흔적과 방대한 고전을 섭렵해서 자기것으로 만든 노력이 담겨 있었다. 허투루 읽지 않는다면 다른 고전을 따로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핵심을 간추리고 꾹꾸 눌러담은 책이었다.
하지만, 기본편에서는 용신 분석을 따로 다루지 않아서 못내 아쉬웠다. 그렇게 아쉬워 하던 차에 중급편 이벤트를 한다는 유튜브를 보고 얼른 서평단에 신청을 했다. 새로 시작한 명리 공부 모임에 교재로 사용해도 좋을 듯했다. 운 좋게도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고 책을 받아보니 과연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이 책의 진가는 오히려 오래 사주 공부를 하고 오래 포기해본 사람 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명리 서적이 뛰어난 이론을 담고 있긴 해도 전달에 실패한다. 우선 요즘 사용하는 언어로 기술되어 있지 않아서 진입장벽이 높다. 어찌어찌 문체의 장벽을 넘어서면 그 다음에는 예시가 부족해서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독학'이 어렵다는 문제에 부딪힌다.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중급편"은 이 두 가지 난제를 모두 해결했다.
요즘 사용하는 일상의 언어로 알기 쉽게 이론을 해설했으며, 어느 한 페이지도 명식 사례가 없는 곳이 없을 만큼 예시를 꽉꽉 눌러담았다. 게다가, 기본편에서도 좋았던 부분으로 중급편에서도 "기출 문제"와 "해설"을 실었다. 마치 시험을 보듯이 이론을 실전에 적용해 문제로 출제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한다면 보다 쉽고 빠르게 이론을 체화할 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사주를 세운별로 대운 별로 하나하나 실제 사건과 연계하여 설명한 부분도 압권이었다. 본인 사주를 이렇게까지 투명하게 까발리는(?) 이가 있었던가? 병오 일주라 그런지 숨기는 게 없었다. 덕분에 공부를 하는 학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명리 공부의 수준은 스스로 자기 명을 얼마나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하지 않는가.
긴 글을 읽기 부담스러워할 이들을 위해 별도로 만화로 짧게 요약을 해두었으니, 만화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마음이 동한다면, 직접 서점에서 확인을 해보자. 명리 공부를 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에 내가 꼭 추천하는 책이다. 올해 출간될 심화편도 큰 기대를 갖고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