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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크렐 May 11. 2021

게임주는 정말 게임이 출시되면 떨어질까

직접 주요 게임 위주로 알아보니...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쿠키런: 킹덤' 덕분에 데브시스터즈는 주가도 오르고 보너스도 많이 주고 채용도 많이 하고...


컴투스 주주들은 5월 초 그야말로 주가 때문에 냉가슴을 앓았다. 4월 29일 글로벌 출시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출시 이후 거짓말처럼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출시 첫날부터 서버 오류 등으로 인해 게임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며 '백년전쟁'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뚝뚝 떨어지는 주가에 컴투스 주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15% 떨어진 날 종목토론방 분위기는 그야말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러한 하락세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으레 종목토론방에는 분노한 사람들과 그들을 놀리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게 재료 소진하기 전에 팔았어야지 ㅉㅉ" "미련하게 게임 출시되고도 계속 오를 거라고 생각했냐" 등의 잔소리가 종토방 곳곳에 보인다. 이는 컴투스만이 아니라 게임주 전반에 통용되는 속설이기도 한데, 컴투스 사례만 보면 속설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주식 시장에는 온갖 속설이 있다. 으레 그렇듯 맞는 것도 있고 꼭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그렇다면 게임이 출시되면 반드시 주가가 떨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정도만 맞다'이다.


(이하 차트 출처는 두나무 '증권플러스' 앱을 사용함)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출시 이후 마치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듯 기다란 음봉을 그리고 있다...



1) 엔씨소프트

-예시 게임: 리니지M, 리니지2M


엔씨소프트는 명실상부한 게임주의 '맏형'이다. 지금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우려와 게임주를 비롯한 성장주의 전반적인 부진 속 주가가 8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올 초 한때는 100만원을 넘기도 했을 정도로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주가 전망은 밝은데 이달 말부터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등 기대작들이 연이어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먹여 살리고 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21일에 출시됐고 리니지2M은 2019년 11월 27일에 나왔다. 즉 출시 1년도 더 된 게임이 여전히 간판 게임인 셈이다. 더욱이 여전히 국내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 구글 플레이 매출 1,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니 이 게임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리니지'라는 검증된 IP로 만든 게임인 만큼 출시 당시에도 상당히 이슈가 됐었다. 


그렇다면 두 게임이 출시한 후 주가 움직임은 어땠을까? 정말로 출시 이후 재료 소진으로 떨어졌을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리니지M의 주가 추이를 보자.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리니지M이 나오기 직전에 특별히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40만원대였다가 6월 하순 들어 30만원 중반대까지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심지어 출시 전날에는 무려 11%나 폭락하기도 했다. 당시 주가 폭락의 주된 이유는 공매도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엔씨 부사장이 보유 주식 8천주를 매각했다는 공시가 나왔고 이와 함께 공매도 규모가 20일 갑자기 폭증하면서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 어떻게 보면 이미 여기서부터 게임주의 속설 하나, 즉 기대작 출시 전에는 주가가 오른다는 공식이 깨진 셈이다. 리니지M 출시 당일 엔씨의 주가는 36만5천원이었다.


아무튼 리니지M은 출시 이틀만에 구글 플레이 게임 전체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그리고 이날 주가는 다시 11% 폭등하며 20일 대참사를 고스란히 만회한다. 하지만 이후 엔씨의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횡보하고 쉽사리 고공행진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9월 초 들어 갑자기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0만원선을 돌파한다. 리니지M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이것이 3분기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엔씨 주가가 30만원대로 회귀하는 일은 없었다. 게임주의 전반적인 성장 속 엔씨 주가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리니지2M의 경우도 전반적인 주가 흐름은 리니지M과 같았다. 리니지2M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엔씨 주가는 2019년 하반기 들어 50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그러다가 출시 1주일 전부터 하락세를 타며 50만원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이르렀다. 11월 27일 당시 엔씨의 주가는 50만5천원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하락세는 게임 출시 1주일 동안 지속되며 주가는 40만원 후반대까지 후퇴한다. 여기까지는 '재료 소진'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2월 하순 이후 엔씨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0년으로 넘어가면서 60만원 고지를 넘어서는 데 이르렀다. 그러다가 3월 초에는 70만원 고지를 밟기도 했다. 비록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전체적인 주식시장 쇼크로 엔씨 주가도 하락을 반복했지만, 리니지2M이 출시 초 나타났던 부정적 리뷰가 개선되고 리니지M을 제치고 안정적으로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르면서 다시 엔씨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공통점을 보면 출시 직전과 직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과 모멘텀 소멸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출시 이후 매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시장성이 증명이 되면서 오히려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리니지2M 출시 당시의 주가 추이. 출시 후 12월 이후부터 꾸준히 올랐다.



2) 넷마블

-예시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넷마블 주가는 뭔가 잘 안 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도 게임주 중에서는 시가총액 2위로 게임 섹션 내에서는 나름대로 덩치 큰 주가다. 2017년 5월 코스피 상장했기에 그전에 출시된 '세븐나이츠'나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로는 주가 향방을 알 수 없다. 그 이후 출시된 게임들을 토대로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지난 2018년 12월 6일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의 IP지만 넷마블이 IP 계약을 맺고 이를 활용하는 게임을 별도로 만들었다. 나름 증권가에서는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고 실제로 출시 당시 넷마블 게임 중에서는 꽤 돈이 되는 게임으로 꼽혔다. 그렇다면 주가에는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료 소진'이 맞아 떨어지는 사례 중 하나다.


사실 넷마블 주가는 그 해 7월 16만원을 돌파하며 고점을 찍었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고조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게임 출시는 예정보다 지연됐고 신작 부재로 인한 실적 부진까지 더한 실망감에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10만원선까지 붕괴됐던 주가는 11월 들어 다시 12만원대까지 오르며 출시 직전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출시 당일 12만5천500원에서 11만500원으로 거하게 10% 넘게 폭락하는 기염을 토하고야 만다. 그렇게 떨어진 주가는 매출이 상승세로 접어들었음에도(사실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고 한다) 도무지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 넷마블 주가가 다시 12만원을 넘어선 때는 이듬해 2월이었는데 그조차도 얼마 못 갔다. 


기대했던 신작들이 2019년 출시가 이뤄지지 않으며 넷마블 주가는 한때 8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중반 주가 강세에도 넷마블 주가는 소외됐고 2019년 6월 선보인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와 2020년 3월 출시한 'A3: 스틸얼라이브'가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하필이면 코로나19 시국과 겹쳐 주가에 큰 득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넷마블의 진정한 기대주가 있었으니 바로 '세븐나이츠2'다. 인기 IP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이라 시장의 기대도 엄청났다. 세븐나이츠2의 출시설은 2018년부터 꾸준히 나왔지만 결국 세상의 빛을 본 시기는 2020년 11월 18일이었다. 당시 주가는 12만7천원이었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11월 들어 넷마블 주가가 상승세를 띄었다. 그리고 출시하자마자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적으로 세븐나이츠2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12월 들어 계속해서 오르던 코스피가 주춤하면서 넷마블 주가도 역시 주춤했다. 이후 약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결국 주가는 12~13만원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넷마블 주가는 7월에 다른 이유로 폭등한 적이 있다. 지분 투자를 했던 빅히트(현 하이브)와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긴 암흑 속에 있었던 주가가 9거래일 연속 뛰면서 이 기간 9만7100원에서 13만5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2020년 하반기는 전반적으로 주가가 대부분 오르던 시기였지만 넷마블의 상승세는 유독 가팔랐다. 그간 억눌려 왔던 한을 폭발이라도 시키듯 말이다. 특히 9월에는 거의 20만원 턱밑까지 뛰며 그야말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그리고 재료가 사라지자 무섭게 하락했다. 이 때 물린 개미들은 참으로 불쌍하게 됐다. 


넷마블의 주가는 현재도 고평가됐다는 시선이 많다. 주가 상승을 주로 예측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마저 넷마블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점만큼은 인정한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작의 장기 흥행, 특히 장기적으로 매출을 거둘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한데 나름대로 히트작은 많이 냈지만 아직 근본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힘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자체 IP의 낮은 비중, 낮은 영업이익률 등을 극복해야 시장의 평가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결국 주가에는 게임의 흥행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주가 자체에 대한 시장의 평가, 게임 흥행 이외 전반적인 경영 지표 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래서 주식이 어렵다.


넷마블의 '떡상'을 이끈 건 게임이 아니라 BTS였다. 물론 넷마블이 만든 요 BTS 게임은 주가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BTS와 빅히트가 짱인 것..



3) 웹젠

-예시 게임: R2M, 전민기적2


중견 게임업체인 웹젠은 대장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게임업계에서는 유망주로 꼽히는 업체다. '뮤'와 'R2'라는 좋은 IP가 있는데 이들 모두 20년이 다 된 옛날 IP임에도 아직까지 관련 게임이 꾸준히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나온 R2M과 뮤: 아크엔젤이 있다. 최근 중국에서 출시된 '전민기적2'도 '뮤' IP를 활용해 중국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이다. 특히 '뮤'는 그야말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 중 지난해 웹젠의 최대 흥행작인 'R2M'은 8월 25일 출시됐다. 출시를 앞두고 웹젠 주가는 7월 초 한 차례, 7월 말 한 차례 며칠간 상승하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 중 전자는 R2M 때문이 아니라 '전민기적2'가 중국 판호(게임허가증)을 발급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고 후자는 기관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 때문이었다. 후자의 경우 R2M 등 기대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투영된 케이스다. 7월 말부터 8월 초에 걸쳐 웹젠 주가는 3만1천300원에서 3만8천800원까지 올랐다. 


R2M 출시 당일 웹젠 주가는 5% 넘게 급락했다. 이후 다음날까지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R2M이 뮤: 아크엔젤에 이어 구글 매출 상위권에 안착하면서 9월 초 들어 다시 주가가 올랐다. 이후 R2M과 뮤: 아크엔젤을 축으로 한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여기에 중국 지역에서의 매출 상승 기대감까지 커져가면서 해가 갈 때까지 주가 강세는 이어졌다. '게임 출시'라는 재료는 소진됐으나 새로운 재료가 등장하면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린 케이스다.


이후 컴투스 '서머너즈 워'가 한국 게임으로는 약 4년 만에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뮤' IP를 가진 웹젠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4만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현재 웹젠의 주가는 3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10거래일 연속 내리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4월 초까지만 해도 5만원을 뚫을 수 있느냐를 바라보던 주가가 갑자기 왜?


웹젠의 주가는 4월 9일 '전민기적2'가 중국에 출시된 당일 21%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전민기적2가 기대보다 못한 흥행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료는 빠르게 소진됐고 4월 말 들어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됐다(노조 설립 시기도 이 때와 맞물렸으나 개인적으로 노조 설립이 큰 주가 하락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이 때 웹젠 종토방 분위기는 정말로 좋지가 않았는데..내가 웹젠 주주라면 정말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여하튼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순간 게임주는 가차없다. 정말 바닥을 모를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웹젠이 보여줬다. 


'전민기적2' 중국 출시 이후 거짓말처럼 파란 줄만 좍좍 긋는다.


4) 선데이토즈

-예시 게임: 애니팡4


선데이토즈는 큰 규모의 회사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빨리 코스닥 시장에 상장(2013년 11월)했다. 애니팡과 애니팡 사천성이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안정적으로 기업공개를 단행할 수 있었다. 한창 때는 주가가 현재(2만3250원)의 3배 정도까지 형성된 적도 있었는데 그건 옛날 얘기고 어쨌든 최근 들어서는 주로 2~3만원대에서 놀고 있다. 애니팡2와 애니팡3도 나름 흥행했지만 사실 2012년 나왔던 첫 애니팡만큼은 아니었으니...


어쨌든 선데이토즈는 애니팡4를 지난해 6월 30일 출시했다. 출시를 앞두고 1만원대였던 주가가 6월 초 2만8천원대까지 오르는 등 게임 출시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사전예약자도 캐주얼 게임치고는 많은 100만을 돌파했으니...출시 며칠 전 그리고 주가가 3만원을 돌파하면서 기대감에 정점을 찍더니 출시 전날인 6월 29일과 당일인 30일 나란히 주가가 작지 않은 폭으로 빠졌다. 이후 신작 출시 기대감이 사라져서 그런지 지난해 전반적인 주가 강세에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다가(오히려 하락세였다) 10월 실적 전망치가 좋게 나오면서 잠깐 올라가더니 이내 또 주춤했다. 


애초에 캐주얼게임은 MMORPG에 비하면 매출이 크게 나오지 않는 게임이라 엔씨나 넷마블에 비하면 매출적 측면에서 큰 변동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선데이토즈의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그래도 애니팡으로 거두는 매출이 절대적인 수준이고 실제로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6년 만에 매출 1천억원을 넘어섰다. 꼭 애니팡 덕이었다기보다는 다른 게임들이 해외에서 거둔 매출이 생각보다 잘 나온 덕이긴 했지만 여하튼 그랬다. 그럼에도 애니팡4 출시 이후 주가가 갈지자를 걸은 걸 보면 선데이토즈에 대해서는 "게임이 출시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맞는 것 같다.


5) 넵튠&데브시스터즈

-예시 게임: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쿠키런: 킹덤


이번에는 "게임 출시 후 주가 하락"에 대한 확실한 예외를 소개해 본다.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의 개발사인 넵튠과 '쿠키런: 킹덤'의 개발·유통사인 데브시스터즈다. 두 회사가 거의 비슷한 주가 흐름으로 갔기 때문에 함께 설명한다. 


먼저 데브시스터즈. 주식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도 데브시스터즈의 기록적인 주가 상승 행진에 대해서는 알 것이다. '쿠키런: 킹덤'이 지난 1월 21일 출시 이후 시작부터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에 오르더니 이내 매출 순위 상위권에도 올랐다. 캐주얼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순위에서 다른 MMORPG 게임들을 제치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그만큼 여러 이용자들이 결제까지 하면서 게임을 즐긴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많은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는 의미다. 


본래 8~9천원 선이었던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11월 말에 한 차례 상한가를 치며 1만원대로 올라섰다. 게임주가 그렇듯 출시 초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주가가 오르는 시기였다. 이후 1만원대를 안정적으로 오가다가 출시 전 등락을 반복하더니 출시 당일 주가가 12%나 올랐다. 첫날부터 게임에 대한 호평이 자자했던 덕이다. 그리고 이후 사흘 동안 주가는 매일매일 20% 넘게 치솟더니 게임 출시 6일 후인 27일 종가는 3만9200원까지 올랐다. 불과 두어 달 전만 해도 1만원도 안되던 주가였는데...그리고 그 이후 주가 추이는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 거다. 종가 기준 최고점은 지난달 13일 14만2300원이었다. 현재는 주가가 좀 빠진 상태긴 하지만 여전히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저 장대한 양봉의 행렬이란...



넵튠 역시 데브시스터즈만큼은 아니지만 '영원회귀'가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를 통해 정식 출시 전부터 인기를 끌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케이스다. 본래 넵튠은 카지노류의 게임으로 주로 매출을 벌어들이는 작은 게임사였고 주가도 6~7천원선에 주로 머물렀었다. 그러다가 7월 영원회귀가 오픈베타테스트를 하며 주가가 1만원대를 넘었다. 영원회귀가 정식 출시한 10월 14일에는 정작 주가에는 큰 변동이 없었는데 11월 말 들어 갑자기 주가가 꿈틀거리더니 상한가를 두 차례 기록하면서 3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리고 12월 초에는 한때 4만원대를 찍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아니었지만...이 때문에 당시 단기과열주 중 하나로 꼽혀 투자경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


사실 '영원회귀'는 아직 정식 출시를 하지 않은 게임이다. 넵튠에서도 해당 게임이 출시되려면 2021년 하반기는 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럼에도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 동시접속자 수 5만명을 기록하고 PC방 인기 순위에서도 전체 10위권에 오르는 등 중소 게임사의 게임이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는 데 시장은 주목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MMORPG 위주로 판이 짜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두기는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점도 엄청난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풀이된다. 두 게임은 이처럼 오히려 게임 출시 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며 '게임주는 출시 후 떨어진다'는 속설을 깨뜨렸다.  


**


이처럼 주요 게임주들의 사례를 보면 '게임 출시 후 주가가 빠진다'라는 속설은 근거가 있지만, 반드시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출시 당일과 하루이틀 정도는 당초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소진되고 게임 초반 흥행 여부를 지켜보느라 어느 정도 주가가 빠지는 경향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등 흥행 지표가 잘 나타난다고 하면 오히려 출시 전보다 주가가 오르는 사례도 많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넷마블은 참 불가사의한 주식이다. 게임보다는 자회사 상장 여부에 더 영향을 크게 받으니.)


결국 이러한 점이 게임주가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인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게임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떤 게임이든지 간에 조금씩 있다. 그러나 그 게임들이 실제로 흥행하는지 여부는 결국 게임이 출시된 후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주가는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움직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조차도 이 게임이 흥행할지 여부를 단정짓지는 못하기 때문에 결국 게임주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이는 엔터주 등 콘텐츠 관련 종목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모두가 흥행할 것이라고 했던 '사이버펑크 2077'이 망할 줄 누가 알았겠나...여기 주가? 대폭락했다.


요즘 게임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다. 철강, 금융, 해운 등 '컨택트' 종목들도 시선이 옮겨가면서 지난해 언택트 특수를 누린 게임주에 대한 관심이 다소 밀린 모양새다. 지난해 주가 상승 랠리에서 너무 과도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도 게임주의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속에서 유망한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회사에 가능성을 투자한다는 느낌으로 면밀히 살핀 후 투자한다면 어쩌면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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