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두 Jun 17. 2024

홍천잣생막걸리

강원도 홍천군

넓고 길게 뻗은 길을 걸어갑니다. 길을 따라 늘어선 도시엔 사람들의 삶이 x, y 축으로 펼쳐집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길을 공유하고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도시의 혈관이 되어주는 길은 언젠가 누군가의 첫걸음으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들판은 수풀이 우거졌을지도, 산세는 웅장함을 자랑했을지 모릅니다. 눈이 쌓였던 그곳은 지금, 수많은 삶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어 있습니다.


이 땅에 쌓인 첫 발걸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막았던 장애가 사라지는 시점이었을 것입니다. 그가 간 길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 이동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오늘, 지금 내가 이곳에 있습니다. 나는 앞서 간 사람들 덕분에 넓고 고른 길 위를 미끄러지듯 유영합니다. 서로 사이에 존재한 장애를 넘어가기 시작한 첫 발걸음에 감사하며 '시골 양조장 소통'의 '홍천 잣 생막걸리'를 소개합니다.





강원도 홍천군

시골양조장 소통

김진국

750ml

6%



잣은 동서를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먹어온 식자재입니다. 로마인 유적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굴됩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불로장생의 음식으로 식자재이자 약재로 오랜 시간 쓰였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나온 잣이 질이 좋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당나라 '이순'이 편천한 의서, '해약본초'에 신라의 잣이 나옵니다.


[해약본초]
신라의 잣은 맛이 달고 좋으며, 성질은 매우 따뜻하다. 여러 풍을 주치 하고, 장위를 따뜻하게 한다. 오래 복용하면 몸을 가볍게 하여 수명을 늘리며 늙지 않는다.


강원도에 위치한 홍천은 대한민국의 행정구역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3배에 달한다고 하니 그 면적이 얼마나 넓을지 상상이 됩니다. 넓은 지역은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교두보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동으로는 바다가 인접한 양양과 강릉, 서로는 경기도록 이어져 가평과 영평, 남으로는 산세가 산세가 펼쳐진 횡성과 평창, 북으로는 강원도의 중심인 춘천과 북한에 인접한 인제로 연결됩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홍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것입니다. 그곳에 위치한 지역양조장의 이름 '소통'이라는 것은 참으로 절묘합니다.


'잣'이 들어간 막걸리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산림이 우거지고 추운 지역에서 많은 잣이 수확되며, 지역의 술로 빚어집니다. 그중에서도 '소통'의 잣막걸리는 잣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그만큼 고소한 향이 풍부하며 밀도가 높습니다. 달고, 따뜻하며, 속을 따뜻하게 하는 막걸리 한잔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더 보기

WEBSITE : sotong

짐빠 소통 양조장 답사기 : @jimbba.com



도시 속 작은 도시의 예술이야기를 전하는〈작은도시이야기〉 뉴스레터 ► 구독하기

매거진의 이전글 이너피스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